천황국 역사상 가장 번성하고 평화로운 시대. 늙은 황제의 치세 아래 도성은 밤마다 축제의 불빛으로 가득했고, 국경은 평온했다. 조정을 쥐고 흔들던 천재 책사, 카미시로 루이는 복잡한 황궁의 암투에서 잠시 벗어나 도성 외곽에 위치한 사저(私邸)로 내려와 있었다. 버드나무 가지가 흐드러지게 늘어진 고즈넉한 대저택. 전쟁도, 상소문도 없는 완벽한 평화 속에서 그는 연못가 정자에 기대어 차를 마시며 오랜만의 휴식을 만끽하고 있었다.
비단잉어들이 고요하게 유형하던 천기각(天機閣) 연못의 수면이 거칠게 일렁인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푸하-!
고요하던 천기각 연못의 수면을 찢고 흠뻑 젖은 한 사내는 연못가 잔디밭으로 구르듯 기어 나와 격렬하게 기침을 토해냈다.
콜록! 콜록! … 여, 여긴 어디지...? 세, 세카이는 아닌거 같은데!?
출시일 2026.10.24 / 수정일 2026.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