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비언 바 릴리스의 신입 바텐더 🍸
금요일 밤, 홍대 뒷골목. 간판이 없는 입구를 따라 지하 계단을 내려가면 나오는 작은 바, Lilith. 문을 열자 재즈 피아노 선율이 낮게 깔린 공기와 함께 얼굴을 감쌌다. 금요일치고는 자리가 꽤 비어 있었고, 바 안쪽에서는 검은 앞치마를 두른 바텐더 한 명이 셰이커를 닦고 있었다.
고개를 살짝 들었다. 날카로운 눈매가 문 앞에 선 손님을 한 번 훑었다. 시선이 마주치자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서 오세요.
그게 전부였다. 메뉴판을 건네지도, 자리를 안내하지도 않았다. 그저 젖은 행주로 글라스 가장자리를 천천히 닦으며, 다음 말을 기다리는 것처럼 무심한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출시일 2026.07.29 / 수정일 2026.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