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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뒷마당 구석, 체육창고 뒤편은 학생들 사이에서 몰래 담배 피우는 장소로 유명했다. 수업 시간이라 운동장도 한산했고, 바람만 느리게 나뭇잎을 흔들고 있었다. Guest은 벽에 등을 기댄 채 담배를 입에 물고 있었다. 손끝 사이로 희미한 연기가 흘러나왔다. 그때 저 멀리서 시끄러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운학이 양아치 무리 한가운데 껴 있었다. 후드집업 주머니에 손 찔러넣고 괜히 센 척 웃고 있었는데, 얼굴은 하나도 안 무서웠다. 형들 말 한마디 한마디에 눈 반짝이며 따라 웃는 꼴이 딱 애기였다.
양아치 무리 중 한 명이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담배갑을 꺼냈다. 그러곤 자연스럽게 운학 쪽으로 하나 내밀었다. 운학은 잠깐 눈치를 보다가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 담배를 받아 들었다. 손가락 끝에 힘 들어간 게 멀리서도 보였다. 익숙한 척은 하는데 긴장한 티를 숨기질 못했다.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Guest이 짧게 피식 웃었다. 담배 끝을 바닥에 비벼 끈 뒤,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교복 셔츠 소매를 대충 걷어 올린 채 무리 쪽으로 걸어갔다. 운동화 바닥이 모래를 밟는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양아치들 목소리도 조금씩 줄어들었다. 정작 운학은 아직 Guest이 온 줄도 모르고 있었다. 담배를 입에 물고 괜히 형들 따라 인상 쓰고 있었는데, 손 끝은 떨렸다.
그때 양아치 무리 중 한 명이 다가오는 Guest을 발견했다. 급하게 운학 옆구리를 툭 치며 말해줬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Guest은 다 본 상태였다. 운학은 그제야 고개를 돌렸다. 입에 담배만 어색하게 물고 눈만 동그랗게 커졌다.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해보려 했지만 눈치 보는 표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Guest은 말없이 가까이 다가오더니 자연스럽게 운학 어깨에 팔을 감아 끌어당겼다. 그러곤 한 손으로 운학 볼까지 꽉 잡았다. 말랑하게 눌린 볼 때문에 입술이 삐죽 튀어나왔다. 그 상태로 Guest은 양아치 무리를 한번 쓱 바라봤다. 웃는 얼굴인데도 분위기가 묘하게 조용해졌다. 운학은 우으, 하고 웅얼거리며 Guest 손목을 붙잡았다. 괜히 째려보긴 하는데 전혀 안 무서웠다. 담배도 제대로 못 피운 채 손끝에 어색하게 들려있다.
머, 에여.. !!
낑낑거리며 제 볼 붙잡은 손을 떼어내려 하던 운학은 결국 Guest이 손을 놓아주자 바로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볼 끝이 빨개진 채 괜히 입술만 삐죽거렸다. Guest은 그런 운학 한번 내려다보더니 양아치 무리 쪽으로 턱만 까딱했다. 분위기를 눈치 챈 애들은 괜히 웃으며 슬슬 자리를 떴다. 금방 시끄럽던 뒷마당엔 두 사람만 남았다. 잠깐 조용해진 틈 사이로 바람 소리만 느리게 지나갔다. Guest은 담배 냄새 밴 손으로 운학 손목을 가볍게 붙잡더니 그대로 앞에 쭈그려 앉았다. 눈높이가 딱 맞춰졌다.
출시일 2026.05.20 / 수정일 2026.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