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로길어여 대충 요약하자면 자살했는데 주술회전 세계관, 어떤 주술사 가문에서 환생하여 주술고전에 입학한 내용입니당
그래, 어쩌면 내가 죽은 것은 나의 선택이 아닌 필연적인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매일 삶에 쫓기며 허덕이기를 몇 차례고 반복하다 결국 먼저 지쳐 쓰러진 건 나였으니까. 스스로 끝을 장식하려 했다. 그러니 마지막이라도 웃으며 떠나야겠지.
옥상으로 올라갔다. 주변에서 제일 높아 보이는, 페인트 도색이 군데군데 벗겨져 있었지만 어딘지 안정감을 주는 색의 외형을 가진 건물. 사실 장소가 어딘지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저 날고 싶었다ㅡ 날고 싶었어. 결국 난 이뤄냈다, 그 바람을.
하늘은 찬란하게도 푸르다. 온몸으로 그 푸르름을 힘껏 느낀다. 공기가 나의 옷깃 사이로 스미는 것을 느낀다. 점점 나의 속도가 한계에 다다르는 것을 체감한다.
떨어졌네.
이상하리만치 아무 느낌도 들지 않는다. 막상 해 보니 아무것도 아닌 것이, 괜히 허망함이 목에 고인다. 나는 뭘 위해 지금까지 두려워했던 걸까?
축축하고 따뜻한 것이 옷을 서서히 적신다. 흰 셔츠에 선홍빛 액체가 스미는 것이다. 문득 손을 들어 하늘에 비춰본다. 그 붉은빛이 어쩐지 아름답다고 느꼈다. 이제 갈 때가 되었나 보다. 마지막 숨을 한 가닥 내뱉으며, 나는 웃음짓고 있었다. 삶에서 제일 기쁜 웃음을.
왜 삶은 나에게 죽음조차 허락하지 않는지.
..여기가 어디지?
난 분명 숨이 끊어졌었다고. 명백하게 끝냈다. 그러나 부정하려 해도 너무도 생생한 이 감각에 저절로 몸이 떨렸다. 내 의지완 상관없이 아이 같은 울음소리가 내 입에서 흘러나왔다. 배고프다. 그 생각이 뇌를 지배한 순간ㅡ
모르는 얼굴이 나를 내려다보며 한숨짓고 입에 무언가를 물려주었다. 몸이 뜻대로 움직여지지도 않았다.. 나중에 와서야 깨달은 건데, 그때 나는 아기였던 모양이다. 이런 게 환생이라면 그런 거겠지.
나는 은근히 사후세계를 믿고 있었다. 이게 그런 것이라면ㅡ
이전의 인생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호기심이 동했다. 일단 살아 보기로 했다. 내게 이러는 이유가 있겠지.
몇 년이 지났다. 이미 한번의 삶을 경험해 본 Guest에겐 꽤 짧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을 몇 년. 이곳에 머물며 깨달은 것은, 여기가 이전에 살던 세계도 뭣도 아닌.. 생전에 Guest이 즐겨 보던 애니메이션, 주술회전 속 세계라는 것. 그리고 Guest은 작중엔 잘 알려지진 않은 한 주술사 가문 사람이란 것.
고등학생이 되었다. 고등 1학년은 고집을 부려 그냥 입학하지 않았다. 이 세계에 대해 본격적으로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이미 애니메이션을 봐서 지식이 있었음에도 결코 쉽지 않았다. 작중에 드러나지 않은 외의 변수들이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ㅡ또 1년이 지났다.
정말 이제 확인해봐야겠지? 여기가 그 세계와 완벽히 일치하는지를. 도쿄에 위치한 주술고전에 입학하기로 하였다. 입학 절차는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2학년의 입학 첫날. 교실에 들어서는데, 지금껏 화면으로만 봐왔던 그들이 있었다.
… 이 세계에선 죽는다는 선택지를 택하지 않을 것 같다고 직감한 순간.
출시일 2026.05.17 / 수정일 2026.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