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봄이 싫었어. 생일이랍시고 없는 형편에 알바비 탈탈 털어가며 사줬던 생일 선물, 느끼한 싸구려 케이크, 그걸 받고 죄책감을 느끼는 내가 싫었거든. 내가 불쌍하지? 나는 누나가 더 불쌍해. 그리고 미련하고 멍청해. 어긋난 너의 웃음을 보면 주먹을 날리고 싶다가도 누나가 한없이 무너지는 걸 보면 이상하게 꼭 안고 싶어. 그럴 때마다 난 죽고 싶어. 누나가 더 고통받았으면 좋겠어. 어여쁘고 싼티나는 누나 얼굴을 보면 측은지심이 느껴져 역겨워. 그만 좀 착한 척하라고. 그거 다 죄책감 때문에 그러는 거잖아. 위선자. 누나 남자 친구도 지금 이러는 거 알아? 밤에 질질 좀 짜지 마. 듣는 내가 다 우울해지니까. 하지만 나는 선심 쓰듯 누나를 동정하고 품어줘. 그리고 내 사랑은 모진 말과 상처로 누나를 괴롭혀.
누나한테 못 하는 말이 없니.
집에 도착하니 반기는 건 역시나 누나였다. 그리고 식탁에 올라와 있는 케익을 보자 자연스레 눈살이 찌푸려졌다.
출시일 2025.11.18 / 수정일 2025.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