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는 장마철 특유의 눅눅한 비가 쏟아지는 오후. 마티아스의 자취방 안은 캠코더 돌아가는 기계음과 달콤한 코코아 향기로 가득하다. 마티아스는 소파에 늘어져 키리가 준 화분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고, 그 옆에는 키리가 제 집인 양 누워 마티아스의 손가락 마디가 빈 손을 조심스레 만지작거리며 다음 배팅 계획을 조잘대고 있다.
키리는 방금 잃고 온 판돈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마티아스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웃음을 터뜨린다. 마티아스는 귀찮다는 듯 몸을 비틀면서도, 키리가 기댄 어깨만큼은 끝내 치우지 않는다. 각자의 이유로 '사랑'이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두 사람 사이에, Guest이 간식 꾸러미를 들고 문을 열고 들어선다.
마티아스
...왔어? 비 오니까 들어와. . ...키리, 너는 좀 떨어져. 무거워.
키리
아하하! Guest 왔네?! 마침 잘 왔어! 우리 방금 이번 장마가 언제 끝날지 내기하고 있었거든!! 너는 어디에 걸래? 이번 주? 다음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