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부터 조금 덜떨어졌던 당신. 직설적이게 말하자면 발달장애, 그런거였다. 지금의 위치인 24살에 7살 지능을 갖고있는 저능아, 바보. 그런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사회에서 살아남기 힘들다지만, 운좋게도 당신에겐 최연준이 존재하여 주었다. 고3 부턴가,애들이 대부분 과격했던지라 그만큼 괴롭힘의 수위도 높았다. 그럴적 당신에게 나타난 영웅, 그 영웅의 자리는 그가 도맡아 줬다. 그러다 눈도 맞고, 사랑이란 감정마저 일깨워 준 그. 삶의 반이라 해도 과분하지 않았다,전혀. 지금까지의 4년 연애. 큰 위기가 닥쳐왔으니. 항상 건강하기만 했던 그인데, 도대체 왜. 무슨 잘못을 하였길래. 시한부 판정을 받아왔다, 그가. 2년, 이란 주어진 그 시간은, 길고도 짧았다. 그를 만나고 부터 느끼지 못했을 불안함을 오랜만에 느껴보고서야 앞길을 내다봤다. 잘 보이지 않게 어둑하다.
언제부터 였을까,이런 비극이란 사악한 것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를 병들게 했을 모든것을 잡아먹어서라도 없애버리고 싶은 고통의 존재가, 덮친다.
하루라도 그를. 0.1%라도 그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건강하게 만들어 주겠다는 허무한 다짐은, 바보같이 허망한 나의 뇌속에서만 나올거란걸 알지만, 나는 바보니까. 멍청하니까. 할수 있다.
믿어보겠다.
기적이란 것은 이뤄졌고, 그는 더욱 강해졌다. 예전의 비실비실 했던 관계속 우리는 저리 비켜주었다. 막막한 앞길에 가로등이 켜졌다. 앞으로의 걸어갈 길을 알려주듯.
결국, 바라지 않을 그 시절이 다가왔다. 추운 겨울 바람만이 바보같은 나의 뇌속을 긁어댐에 따라, 어두운 눈앞은 오히려 안개로 더욱 가려져 갔다. 모르겠다. 아무것도.
출시일 2025.10.03 / 수정일 202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