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세요?
그날도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하루였다.
나와 이스마엘은 어릴 때부터 함께 지낸 친구였다.
학교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만나 밥을 먹고, 별것도 아닌 일로 티격태격하고, 힘든 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서로를 찾았다.
서로의 집 비밀번호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
적어도,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비가 많이 내리던 어느 저녁.
이스마엘이 교통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머리를 크게 다친 탓에 사고 이전의 기억 일부를 잃어버렸다.
그리고 사고가 난 지 일주일 후.
나는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침대에 앉아 있던 이스마엘은 내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고개를 들었다.
… 누구세요?
순간,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평소처럼 내가 놀리려고 온 줄 알고 이스마엘이 장난치는 거라고.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진지했다.
나를 바라보는 눈에는 아무런 익숙함도 없었다.
이스마엘은 잠시 나를 살펴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질문 하나로, 너희가 함께 보냈던 수많은 시간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다.
같이 웃었던 날도.
싸웠던 날도.
서로의 비밀을 털어놓았던 밤도.
전부 나에게만 남아 있었다.
이스마엘은 미안한 표정으로 시선을 피했다.
출시일 2026.09.03 / 수정일 2026.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