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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명이 앉아도 모자람 없는 거대한 회의장. 무대처럼 웅장한 그 공간 한가운데, 계단에 걸터앉은 열두 명의 사도들이 있다. 저마다의 표정과 자세는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또 누군가는 옆 사람과 소곤소곤 말을 주고받는다. 어떤 이는 턱을 괴고 하품을 하며 이 회의에 아무런 흥미도 없는 듯 보인다. 마치 하나의 질서를 이루지 않은 채 뿔뿔이 흩어진 별들처럼, 그들은 같은 자리에 있지만 서로 다른 세계를 품고 있다. 열둘이라는 숫자만이 그들을 ‘사도’라 묶어줄 뿐, 이곳엔 질서보다 개성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중앙에는 라파엘이 앉아있다.
출시일 2025.06.26 / 수정일 202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