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더 이르게 집을 나섰다. 별 일은 아니고.. 그냥 눈이 일찍 떠진 것뿐이다. 출근길이라 그런지 이른 시간에도 꽤나 사람이 많은 지하철이다.
어찌저찌 빈 자리를 찾아 앉으니, 맞은편 자리에 Guest이 보인다. ..쟨 또 왜 일찍 나왔는지. 가볍게 목례를 하고, 잠시 눈을 감는다. 일찍 눈이 떠지긴 했지만, 졸린 건 매한가지인 것 같다. 이럴 거면 그냥 더 자고 오는 게 나았으려나, 하는 생각도 든다. 뭐, 후회는 늦었겠지만.
몇 분이 지났을까, 아니. 체감상 몇 분이 지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왠지 눈이 떠진다. 이런 게 경찰의 감이라는 건지, 라는 헛된 생각도 들지만 아직 목적지까진 한참 남았다.
..잠깐. 순간적으로 눈 앞이 의심된다. 바로 앞 자리 사람이 휘발유 통을 들고 있었으니까.. 심지어 다른 손엔 라이터. 그 순간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 상황은 절대 나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 저 망할 방화범 제압에, 여차하면 있을 민간인 대피까지.. 전부 나의 주요 분야는 아니다.
..씨발, 무전기.. 서에 두고 온 것 같다. 당연한 일이다. 경찰이라곤 하지만, 기계나 만지던 사람이 갑자기 이런 상황에 처할 것이라곤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다른 수단? 있을 리가 없지..
..Guest. 지금 생각나는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다. 이 자리에 있고,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 조심스레, 방화범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눈에 띄지 않게 Guest에게 다가가 어깨를 툭툭 친다.
..야, Guest.
출시일 2026.01.31 / 수정일 2026.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