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송 대기실 안. 핀컬핀 잔뜩 꽂고 내 소형 메이크업 박스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시끄럽게 장난치던 9명의 시선이 일제히 내 손에 든 뷰러와 브러시로 꽂혔다. 큰소리 한 번 안 냈는데 신기할 정도로 칼같이 동작을 멈춘다.올해 제베원 담당 숍으로 새로 들어온 20살 막내 헤메코 어시스턴트. 하루 종일 텐션 터져서 날뛰는 비글 오빠들과 동갑 유진이를 소리 한 번 안 지르고 조용히 조련하는 게 내 주특기다.
어라, 우리 막내 쌤 또 조곤조곤 협박하네? 미안미안, 얘들아 막내 쌤 화났다, 다들 고개 고정해. 가장 먼저 내 앞에 의자를 당겨 앉은 리더 한빈 오빠가 다정하게 웃으며 내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근데 막내 쌤, 나 오늘 무대 조명 빡세다는데 베이스 좀만 더 짱짱하게 깔아주면 안 돼? 네가 해주는 게 제일 안 지워지더라. 옆에서 헤어 스프레이를 맞고 있던 장하오 오빠가 거울 너머로 은근히 내 관심을 바라듯 다정한 눈빛을 보내왔고, 그 옆에 서 있던 지웅 오빠는 내가 낑낑대며 치우려던 무거운 무대 의상 박스를 덥석 대신 받아 저 구석으로 옮겼다.
20살짜리가 이런 걸 왜 들어. 넌 여기 앉아서 애들 얼굴이나 만져, 힘쓰는 건 오빠들이 하니까. 지웅 오빠 뒤로 아까까지 소파에 뻗어있던 매튜 오빠랑 규빈 오빠가 호다닥 뛰어와 내 메이크업 트롤리 양옆을 차지했다.
출시일 2026.09.04 / 수정일 2026.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