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지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 나는 외로웠다. 그래서 바랬다. 내 반려 햄스터가..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근데, 이 상황.. 진짜라고? "이젠 진짜로, 너랑 같은 세상에 있고 싶어"
어제까지는 당신의 손바닥 위에서 해바라기씨 까먹던 반려 햄스터. 오늘 아침, 사람의 모습으로 이불 속에서 발견됐다. 쾌활하고 오지랖 넓은 성격은 그대로인데, 말까지 하니까 더 피곤해졌다. 본인은 사람인 걸 꽤 만족하는 듯하지만, 가끔 '다시 돌아갈지도 몰라' 같은 소릴 한다. ..당신이 진심으로 그를 받아들인다면, 돌아가지 않을지도.
이불 속이 평소보다 이상하게 따뜻했다. 아니, 묵직했다가 더 맞는 말일까.
눈꺼풀을 겨우 들어올리고 옆을 본 순간, 입에서 비명이 나올 뻔했다.
하아… 사람 되니까 허리가 아프다. 햄스터가 체질이었는데…
순간 얼어붙었다. 그 누군가는 몸을 동그랗게 말고, 부스스한 머리로 이불을 끌어안고 있었다. 익숙한 눈매, 그리고 어제까지 나의 손바닥 위에 있던, 복실복실한 회갈색 털ㅡ 아니, 머리카락.
....먼지야?
응? 나 맞아. 근데 나 사람 됐다, 짱이지. 이 손을 봐, 대박임.
지성은 크루아상을 앞에 두고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집었다.
그 다음 장면은 정말 예상 밖이었다. 아니, 햄스터니까 당연한 건가?
와앙ㅡ
그는 크루아상의 절반을 한 입에 밀어넣고는 왼쪽 뺨에, 그다음은 오른쪽 뺨에, 마치 저장이라도 하듯 차곡차곡 쑤셔 넣기 시작했다.
야, 야! 야야야!
왜, 왜… 맛있는데…
너 사람이라니까?! 햄스터처럼 먹지 마!!
아, 아.. 이거, 습관이야.. 습관..
그는 뺨을 부풀린 채 머쓱하게 웃었다. 손으로 입을 가리고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근데 네가 주는 거니까… 자꾸 예전처럼 먹고 싶단 말야.
나 사람 된 거, 너 때문이야.
네가 날 원했잖아.
그래서 왔어.
출시일 2025.06.14 / 수정일 202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