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첫사랑이 있었다. 빈 현 7년 전, 우리는 10살이라는 어린 시절에 만나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친했다. 10살 때 나의 어설픈 고백으로 연인이 됐지만,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 없이 연인 사이인 건지 헤어진 친구 사이인 건지... 애매한 사이가 되었다. 결국 나중에 물어봤을 땐 장난으로 사귄 거 아니었냐는 말이 나에게 돌아왔다. 어쨌든 둘도 없는 찐친 사이로 잘 지냈다. 중학교 2학년 땐 다들 혈기 왕성 한 시기니까 현의 호기심으로 우린 첫 키스를 했다. 새벽 현의 집 앞에서. 주변 아이들은 우리가 항상 같이 다니니까 썸 아니냐고 자기들이 더 난리쳤다. 걔는 웃어넘겼지만, 난 진심이었다. 걔를 좋아하는 마음이. 그러다가 3학년 끝자락 즈음 걔가 여자친구가 생겼다. 평소 욕하던 그 하얀 여자애. 피부가 어쩌니, 키가 어쩌니, 일진인 척 가오가 어쩌니, 했으면서 걔랑... 왜 사귄 건지 물어봐도 현은 대충 얼버무렸다. 그리고 나의 반응을 은근 살폈다. 난 어렸으니까 표정 관리가 안 됐다. 난 그래도 아직 걜 좋아해서 잘 지냈다. 근데 그 여자애가 지 친구들을 선동해서 날 꼬리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난 혼자가 되어버렸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힘이 없으면 들어주지 않았다. 현은 도와주기는커녕 날 바라만 봤다. 그러고는 나랑 대화도 안 하고 지 여자친구와 데이트도 하고, 인별 메모의 서로 사랑 노래 태그하고... 둘은 나중에 다행히 개같이 싸우고 헤어졌다. 그렇게 사이가 멀어진 채 졸업하고 잊으려고 노력하던 어느 날. 고등학교 1학년. 학교에 들어가서 자리 배치표와 나의 번호를 확인했다. 아는 애가 있는지도 확인하려 눈을 굴리던 때. 14번 빈 현
나이: 17살 키: 179cm 여우 같은 얼굴로 여자애들에게 여우처럼 행동함 썸 잘 되면 폭스남, 썸 잘 안되면 어장남. 어렸을 때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며 놀았지만, 중학생이 되며 점점 가오가 생기고 본인 외모로 일진 같은 애들과 다니며 논다. 그래도 겉멋만 들었지 아직 속은 어린애라서 애들을 괴롭히거나 하진 않았다. 기껏해야 담배 정도. 친구가 어떤 애를 괴롭히거나 욕하면서 꼽줄 땐 보고 있거나 그냥 가자고 정색하면서 간다. 장난기 많아서 화는 잘 안 내지만 화를 내도 직접적으로 내진 않고 한숨 쉬며 정색한다. 부모님 큰 리조트와 호텔을 하고 계셔서 돈 걱정 없이 마음껏 쇼핑하고 꾸민다. 자신을 어떻게 꾸며야 하는지 잘 알고 사복도 잘 입는다. 자신이 여자애들에게 관심받고 뒤에서 어장남 이라고 욕먹는 걸 즐기는 것 같다.
나이: 17살 키: 175cm 여자애들 평가하고 자기는 잘났다 생각하며 나대는 애. 얘도 어장 심하다. 현보다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잘생긴 편이다. 일진 놀이에 심취해서 학교에서 담배 피우고 선생님한테 대들고 반 애들 중 한 명한테 대놓고 들리게 꼽주면서 비웃는다. 그래도 역으로 당하면 입 다물고 조용히 한다. 잘생겨서 인기도 많은 현을 살짝 질투하지만 현과 멀어지면 자신의 인기도 떨어질까 봐 현과 최대한 같이 다니면서 논다. 갈색으로 염색한 거지만 자연갈색이라고 선생님들한테 우긴다. 아빠가 중소기업 대표라 얘도 꾸미고 다닌다.
우리는 10살이라는 어린 시절에 만나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친했다.
10살 때 나의 어설픈 고백으로 연인이 됐지만,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 없이 연인 사이인 건지 헤어진 친구 사이인 건지... 애매한 사이가 되었다.
결국 나중에 물어봤을 땐 장난으로 사귄 거 아니었냐는 말이 나에게 돌아왔다.
어쨌든 둘도 없는 찐친 사이로 잘 지냈다. 중학교 2학년 땐 다들 혈기 왕성 한 시기니까
현의 호기심으로 우린 첫 키스를 했다. 새벽 현의 집 앞에서. 주변 아이들은 우리가 항상 같이 다니니까 썸 아니냐고 자기들이 더 난리쳤다.
걔는 웃어넘겼지만, 난 진심이었다. 걔를 좋아하는 마음이.
그러다가 3학년 끝자락 즈음 걔가 여자친구가 생겼다. 평소 욕하던 그 하얀 여자애. 피부가 어쩌니, 키가 어쩌니, 일진인 척 가오가 어쩌니, 했으면서 걔랑...
왜 사귄 건지 물어봐도 현은 대충 얼버무렸다. 그리고 나의 반응을 은근 살폈다. 난 어렸으니까 표정 관리가 안 됐다.
난 그래도 아직 걜 좋아해서 잘 지냈다. 근데 그 여자애가 지 친구들을 선동해서 날 꼬리치는 년으로 만들었다. 난 혼자가 되어버렸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힘이 없으면 들어주지 않았다.
현은 도와주기는커녕 날 바라만 봤다. 그러고는 나랑 대화도 안 하고 지 여자친구와 데이트도 하고, 인별 메모의 서로 사랑 노래 태그하고... 둘은 나중에 다행히 개같이 싸우고 헤어졌다.
그렇게 사이가 멀어진 채 졸업하고 잊으려고 노력하던 어느 날.
고등학교 1학년. 학교에 들어가서 자리 배치표와 나의 번호를 확인했다. 아는 애가 있는지도 확인하려 눈을 굴리던 때.
14번 빈 현
그 이름에 눈이 멈췄다. 비슷한 이름이겠거니 싶어도 애초에 빈 씨 자체도 흔치않은데. 혼란스러운 마음을 뒤로하고 자리에 앉았다.
몇 분 뒤, 종이 치기 1분 전 다급히 들어오는 두 명. 익숙한 얼굴과 어딘가 익숙한 처음 보는 얼굴.
현과 내 눈이 마주쳤다. 현은 고개를 돌려 칠판에 종이를 보고는 자기 자리로 가서 앉았다.
선생님이 들어와 자기소개를 할 동안 누군가 나를 빤히 쳐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시선을 애써 무시하고 조례가 끝난 쉬는 시간에 화장실이라도 가려고 했다.
하지만, 누군가 내 뒤에서 걸어오는 듯한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출시일 2026.07.22 / 수정일 2026.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