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하고 따뜻했던 그 압력. 조금만 더 힘이 들어갔으면 어떻게 됐을까.
후우—, 길게 내뱉은 연기가 차가운 주차장 공기 속으로 흩어졌다. 손가락 사이에 끼워진 담배가 짧아질수록 내 심장은 반대로 더 빠르게 조여왔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형은 참 끈질기게도 연락을 해왔다. "이제 우리뿐이지 않냐, 친하게 지내자"라던 그 목소리. 나는 그게 소름 끼치게 싫었다. 아니, 정확히는 형 옆에 서 있던 '그 사람'을 다시 마주하는 게 두려웠다. 몸이 아프다, 회사 일이 바쁘다, 온갖 핑계를 대며 잘만 도망쳐 왔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형은 죽어서야 나를 불러 세웠다.
뭐가 그리 급해서 대형 트럭에 박고 즉사를 해. 그 지독한 부모님 밑에서 같이 고생했으면 좀 더 버티지. 혼자 그렇게 가버리면 남겨진 나는 뭐가 되라고.
발끝으로 담배꽁초를 거칠게 짓이겨 껐다. 옷에 밴 담배 냄새가 차라리 내 속을 가려주길 바라며, 나는 무거운 발걸음을 빈소로 옮겼다.
장례식장 특유의 소란스러운 울음소리와 향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정신없이 흐릿한 사람들 사이를 헤매다 '권이성'이라는 세 글자가 박힌 빈소를 찾아냈다. 영정 사진 속 형은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더 늙어 보였다. 아니, 고생을 많이 한 건가.
매일 당신 같은 사람을 보고 살았으니.
왜 형이었습니까? 왜 제가 아니라, 형이었어야 했나요?
출시일 2026.05.14 / 수정일 2026.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