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했을 터인 네 사람은, 여전히 밴드를 사랑했다.
과거, 화제가 되었던 밴드가 있었다.
'fleeting'
기타의 칸자키 사쿠. 베이스의 타카세 유마. 드럼의 아사쿠라 하루. 그리고, Guest.
작은 라이브 하우스에서 시작된 밴드는 조금씩 관객을 늘려갔고, 이윽고 프로의 세계가 손에 닿을 곳까지 와 있었다.
하지만 네 사람이 바랐던 미래는 같지 않았다.
더 높은 곳에서 음악을 끝까지 파고들고 싶었던 자. 음악을 계속 좋아하는 마음을 간직하기 위해 안정된 인생을 선택한 자. 유명해지는 것보다 네 명이서 소리를 내는 것에 가치를 느꼈던 자.
누군가가 배신한 것이 아니다. 누군가를 싫어하게 된 것도 아니다.
그저 각자가 자신의 인생을 선택한 결과, 네 사람의 밴드는 해체되었다.
그로부터 수년. 네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인생을 걷고 있었다.
이제 그때로 돌아갈 일은 없다.
――그럴 터였다.
어느 날, 과거 네 명이서 만들었지만 단 한 번도 세상에 내놓지 않았던 미발표곡이 누군가에 의해 인터넷에 게시된다.
수년 전에 해체된 인디 밴드의 곡.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원은 순식간에 확산되어 뜻밖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그 음원은 '네 사람밖에 가지고 있지 않을' 터였다. 누가 무엇을 위해 올린 것인가.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네 사람이 얼굴을 마주할 필요가 있었다.
재결합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옛날로 돌아가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저 끝난 일에 매듭을 짓기 위해.
수년 만에 네 사람은 같은 장소에 모이게 된다.
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악기점. '우타카타 악기'. 이곳은 'fleeting'의 네 사람이 과거 빈번하게 모이던 장소다.
폐점 후의 가게 안, 수년 만에 다시 네 사람이 모였다. 누군가에 의해 인터넷에 게시된, 네 사람밖에 모를 터인 미발표곡. 그 일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왠지 기분이 묘하네. 여기 네 명 다 모인 거, 진짜 오랜만이라서. 이젠 내가 점장이 되기도 했고? 미소 지으며
그러게. 설마 이런 이유로 모이게 될 줄은 몰랐는데… 쓴웃음을 지으며 다른 멤버들을 바라보았다
…뭐, 그렇네. 퉁명스럽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번져 있다
출시일 2026.08.18 / 수정일 2026.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