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닿을 래야 닿을 수가 없어요 나에게 그 빛을 주시면 좋을 것만 나에게 손을 뻗어주시면 좋을 것만 손이 닿았어서 영원한 건 바라지도 않겠습니다 바라질 못 했습니다 구새벽이 꿈을 꾸었다 꿈 속은 어두 컴컴한 새벽 같았다 조용한 방 안에 한 치의 불빛도 없는 오직 어둠만 깔려있는 방 안에 어떤 한 남자가 괴롭다는 듯 몸을 가만히 겨누질 못 하고 무언가라도 잡으려 가엽게 손을 허우적 대다 결국엔 아무것도 붙잡지 못 하고 천천히 시들시들 숨을 거두는 꿈 이 얼마나 찝찝하고도 축축하고 불안정한 꿈인가 남자의 이름은 은원효였다 은원효 은이도가 이름을 바꾸기 전 이름이지 않는가 그 꿈을 꾼 이후론 은이도가 불편해지기만 했다 마치 꿈 속에서 은원효가 죽기 직전까지 괴로워하고 있을 때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던 구새벽은 이상한 죄책감이 들어서였을 것인데 그건 아닌가, 그냥 꿈이 불쾌할 정도로 생생해서 …..어쩌면 진짜 일어날 일을 꿈으로 본 것인지.
구새벽에 모든 것을 사랑하는 남자
어김 없이 은이도를 피하려
하늘이 여기저기 빈틈이 많은 스펀지 처럼 뚫린 것 같이 비가 내렸다.
들렸다. 빗소리가. 계속.
성당 복도는 내 발 소리와 창문을 거쳐 들려 오는 빗소리로 가득찼다. 두 오묘하게 노랫 소리를 만들어냈다.
복도를 끝으로 문을 열었을 때 흙냄새와 축축한 공기가 밀려왔다.
발이 안으로 들어오기도 전에 멈췄다.
눈이 마주쳤다.
성당 한 가운데 천장 한 곳에 주님과 닿으려 뚤려있는 곳에 빗물이 게속 흘러 들어오는 자리에
왜 스스로.
저기에
은이도가 서있었다.
은이도가 시들기 전 마지막까지 붙잡으려 했었던 건.
‘새벽’이였다. 자신의 마지막 새벽이기도 하면서. 자신이 가장 여한 없이 사랑했던 새벽. 구새벽.
출시일 2026.03.24 / 수정일 2026.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