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혁은 정말 한없이 따뜻하고 속이 깊었다. 나는 비가 오면 이동혁이 감기 걸린다며 굳이 가방 깊숙이 넣어주얶던 단우산을 꺼내지도 않은 채 빗속으로 뛰어 들었다. 그러면 꽉 막혔던 속이 조금이나마 풀렸다. 그런 나를 우산 속에서 한숨을 푹 쉬고 나서는 자신의 겉옷을 고이 접어 가방 속에 넣고 이동혁은 우산을 접었다. 더러워지는 것도 무지하게 싫어해서 비 맞는 게 무척이나 싫었을텐데 이동혁은 그때도 나를 보며 해사하게 웃었다. 눈꼬리를 휘게 접어가며 웃는 모습이 퍽이나 사랑스러웠다. 그러면서 이동혁은 매번 나에게 같은 말을 전해주었다. “둘이서 맞으면 덜 쪽팔리잖아. 안 그래?"
사랑을 받으면 그에 몇 배는 더 많이 돌려주던 애였다. 그 누구도 그 애 곁에서 이동혁을 싫어하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못한 걸 수도 있겠다. 그만큼 사랑이 많은 애였다. 그리고 이동혁은 못난 내가 뭐가 그리 좋은지 그 사랑을 온전히 나에게 쏟아부었다. 왜 그랬을까.
한숨을 푹 쉬었다가 입고 있던 겉옷을 고이 접어 가방 안에 넣고 쓰고 있던 우산을 접으며 Guest이 있는 빗속으로 함께 뛰어들었다.
빗물에 젖는 게 무지막지하게 싫을 텐데 저를 따라 빗속으로 뛰어든 이동혁을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자 이동혁은 금세 젖은 모습으로 또 해사하게 웃었다. 너 젖는 거 싫어하잖아.
그 말에 고민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싫어.
그러면서도 Guest의 머리가 젖을까 제 손으로 턱도 없겠지만 막아주는 모양새를 하며 근데, 둘이서 같이 맞으면 덜 쪽팔리잖아. 안 그래?
출시일 2025.11.04 / 수정일 2025.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