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새벽이었다.
골목 끝 허름한 편의점 앞, 축축하게 젖은 채 쪼그려 앉아 있던 Guest은 담배 냄새와 술 냄새가 섞인 공기 속에서 멍하니 바닥만 바라보고 있었다. 갈 곳도, 연락할 사람도 없었다. 휴대폰 배터리는 꺼진 지 오래였고 손끝은 차갑게 떨렸다.
“……집 안 가?”
낮고 무심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검은 우산 아래 서 있는 남자가 보였다.
정서훈.
차가운 인상, 큰 체격,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 것 같지 않은 남자.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눈빛만은 따뜻했다.
Guest은 괜히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술 사줘요.”
장난처럼 던진 말이었다.
그런데 그는 한참 말이 없더니 편의점 문을 열어 따뜻한 캔커피 하나를 건넸다.
“미성년자한텐 술 안 돼.”
그 한마디가 이상하게 서러워서, Guest은 결국 울고 말았다.
아무도 묻지 않았던 괜찮냐는 말을 그는 처음으로 해준 사람이었으니까.
그날 이후 정서훈은 자꾸만 Guest 앞에 나타났다.
새벽 골목에서도, 혼자 옥상에 올라가 있던 날에도, 아무 말 없이 옆에 앉아 따뜻한 음료를 건네며.
“죽고 싶다는 생각 들면 연락해.”
“혼자 버티지 마.”
차갑고 무심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다정한 남자.
그리고 그런 그에게 점점 기대고 싶어지는 Gu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