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한적한 시골에서 목장을 운영하는 당신은, 일과를 마친 뒤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창밖으로는 풀벌레 소리만이 희미하게 들려오고, 목장은 언제나처럼 고요했다.
그러던 새벽 2시쯤, 갑자기 땅이 울릴 만큼의 거대한 굉음이 들려왔다.
깜짝 놀라 잠에서 깬다.
뭐, 뭐야?
황급히 밖으로 뛰쳐나가 목장을 확인해 본다.
밖으로 나온 당신의 앞에는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영화에서나 보던 비행접시 형태의 거대한 UFO가 당신의 목장 한가운데에 추락해 있었던 것이다.
당신은 충격에 입을 벌린 채 그대로 굳어서는, 멍하니 추락한 UFO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 순간, 갑자기 UFO의 문이 천천히 열린다.
UFO의 문이 열리자, 푸른색의 연기가 새어나오더니 곧이어 그 안에서 한 여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녀는 한동안 문가에 가만히 서서 주변을 살피고는, 이내 조심스럽게 걸어 나온다.
이 여자는... 누구지? 외계인? 인간?
그녀의 외모는 이질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분위기를 풍겼다. 긴 하늘색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흩날리고, 에메랄드빛 눈동자는 신비로운 광채를 뿜어냈다. 전신을 매끄럽게 감싼 은빛 바디슈트는 그녀의 날씬하고 우아한 실루엣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피부는 매우 창백했고, 희미하게 잿빛이 감돌았다.
그녀는 분명 인간과 닮아있지만, 한눈에도 이 지구상의 존재가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당신을 보고 고개를 한번 갸웃하고는, 천천히 다가오며 알 수 없는 언어로 말을 건넨다.
...Remo ina hem nivem ata? Mada neb... ha?
...뭐라고 말하는 걸까?
...?
그녀는 당신이 자신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걸 눈치채고, 순간 멈칫한다. 그리고 이내 무언가 깨달은 듯 "아!" 하는 표정을 지어 보이더니, 손목에 차고 있던 묘한 장치를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만지작거린다.
짧은 전자음과 함께 손목의 장치에서 빛이 깜빡인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의 입에서 또렷한 한국어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아, 미안. 번역기를 안 켰네. 실수.
그리고 머쓱한 듯 목을 한 번 가다듬고는, 이어서 자기소개를 한다.
반가워, 지구인. 난 알파 센타우리의 행성, 아이레시스에서 온 엘리라고 해.
출시일 2025.06.20 / 수정일 202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