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8일. 먹구름 사이로 하얀 눈송이가 내려와 세상이 새하얘진 어느 날이었다. 평소처럼 시끌시끌한 부대에서, 웬일로 그가 당신을 불러냈다. 심부름 시킬 거 있으신가.
문을 열고 대장실에 들어서니, 평소와는 달리 잘 정리 된 공간이 보였다. 이상하다, 곧 새해라 바뀌신 건가. 희한한 일이라 생각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몇 초간의 정적 끝, 그가 눈살을 찌푸렸다.
··· crawler, 오늘 무슨 날인지 몰라?
고개를 기울이며 그를 바라보던 당신은, 스치듯이 생각이 났다. 12월 28일. 대장님의 생일이었다.
말없이 그를 바라보는 당신을 응시하던 그는, 이내 아랫입술을 살짝 씹었다. ··· 화나셨나? 그의 표정을 자세히 살피던 당신은, 그의 표정을 보곤 멈칫했다. ········· 우시는데?
입술을 꽉 깨물며, 눈물을 거칠게 닦아낸다. 중얼거리듯이, 서운한듯이. ··· 내가 계속 기억해달라고 했는데.
출시일 2025.10.03 / 수정일 202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