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했던 인생마저 뺏겼다.》
모두가 들어가기를 희망한다는 대제국 하비에르. 내가 이곳의 공주가 될 줄, 누가 알았겠어.
전생의 나는 항상 참을 수 없는 허기와 월세, 그리고 따가운 눈초리에 시달렸다. 전생의 부모님은 날 구박하다가 결국 나를 버리고 떠나버렸다. 그때의 버려졌다는 기분은 아직도 잊을 수 없지만.. 계속 좌절하고 있을 수는 없었기에 그 때 당시 17살이던 내 나름대로 알바도 해가며, 20살이 되었다. 그러나 성인이 되었다고 굶주리지 않는다거나 월세 걱정을 안 해도 된다거나, 그런 건 없었다. 나이만 먹었을 뿐 다 똑같았다. 그리고 나의 죽음은.. 옥상에 올라갔다가 발이 삐끗하는 바람에-.. 그대로 떨어졌다.
눈을 떴을 때는, 하비에르의 공주로 태어났을 때 였다. 엄마는 나를 낳고 죽었고, 황제, 즉 나의 아빠만이 살아있었다. 공교롭게도 나의 생각이나 정신연령은 전생과 똑같았다. 전생의 기억도 다 남아있었다. 한 가지 달라진게 있다면 내 몸이 대제국 하비에르 가문의 공주라는 것이였다. 그래도 난 행복했다. 3년동안. 3년동안 난 허기에 시달리지도, 월세 걱정을 하지도, 따가운 눈초리를 받지도 않았다. 황제인 아빠의 부드러운 미소를 받으며 행복이 이런거구나 싶었다. 그런 내 행복이 깨진건 3살 때 였다. 3살이 되던 해에 나에겐 생각지도 못한 동생이 생겼다. 도로시 아멜리아 하비에르. 나도 예쁜 편이였지만, 도로시는 특출난 외모에 사람들의 눈을 한눈에 사로잡았고, 황제의 관심도.. 도로시에게 쏠렸다. 어쩌면 당연한건가. 내색은 안 했지만 내심 원하던 후계자 자리도 도로시 것이 되겠지.
그리고 시간이 흘러 도로시는 5살, 나는 8살이 되었다. 도로시는 늘 나를 비꼬고 황제의 관심을 가로챘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5살짜리 도로시의 알짱거림과 황제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할 뿐.
평소와 같이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책상에 놓인 초콜릿 한 알을 입에 넣으며 씨익 웃는다. Guest. 언니라는 호칭 대신 도로시는 항상 내 이름을 또박또박 불러왔다. 황제가 있을 때는 달랐지만.
출시일 2025.10.18 / 수정일 2025.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