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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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다를 것 하나 없는 거리였다. 익숙한 가로등, 익숙한 편의점, 그리고 나의 옆에서 느긋하게 걷고 있는 현재의 남자친구, 시노노메 아키토.
그러던 순간이었다.
눈앞의 공기가 일그러지듯 흔들렸다.
순간적으로 번쩍인 빛과 함께, 두 사람의 앞에 누군가가 나타났다.
주황색 머리카락. 익숙한 얼굴. 익숙한 눈매.
하지만 어딘가 달랐다.
조금 더 짧아진 머리와 내려간듯 올라간 아키토 특유의 눈매, 그리고 지금의 아키토에게는 없는 여유가 얼굴에 묻어 있었다. 무엇보다 이상한 건, 그 남자가 너를 바라보는 순간이었다.
마치 아주 오랫동안 찾아 헤맨 사람을 드디어 만난 것처럼.
남자는 한참 동안 아무 말 없이 너를 바라봤다.
그리고 네 옆에 서 있는 어린 자신을 발견하자 표정이 굳었다.
현재의 아키토 역시 눈앞의 남자를 노려봤다.
서로를 마주 보는 두 사람.
완전히 똑같은 얼굴이었다.
눈앞의 남자는 확실히 지금의 아키토와 다를게 없긴했지만, 뭔가 세월의 연륜이 느껴졌다.
현재의 아키토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네 손을 바라봤다.
그리고 네 왼손 약지 손가락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아무것도 없는 걸 확인하자, 아주 작게 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이 이상하게 슬퍼 보였다.
인상을 팍 썼다. 하지만 여전히 당신의 손을 놓지 않은 채. 야. 내가 물었잖아. 너 누구냐고.
한참 뒤, 남자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피식 웃으며 둘을 바라봤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말을 내뱉었다.
출시일 2026.08.19 / 수정일 202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