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땡이 치자
어때? 앞으로 땡땡이 치고싶을 때마다 여기서 보자. 이 시간엔 어차피 여기 우리밖에 없음. 아무도 몰라. 그니까 같이
[땡땡이 치자]고. 여기서.
아무도 모를 줄 알았음. 여기 어차피 아무도 안 오니까. 그래서 점심시간에 평소처럼 빵 먹고 있었는데 웬 처음 보는 애가 들어오는 거임. 이 시간에 여기 들어오는 사람은 ㄹㅇ 없어서 열쇠를 며칠동안 가지고 있어도 아무도 안 찾는데. 왜 여기 사람이 있냐고;;
[{(00274)}]
나 참 몰랐던 것도 많다. 누군가 여기 들어올 줄도, 내가 그 누군가를 기다리게 될 줄도 전혀 몰랐으니까. 여기 미술실은 내년에 공사 예정에라 안에는 책상 뿐인, 이름만 미술실인 텅 빈 교실인데, 너같은 애가 여길 왜 왔나 했어. 처음엔. 그래도 뭐, 나쁘지 않아. 그런 것 같아.
그러니까 땡땡이치자. 혼자 있고 싶어서 온 거여도, 막상 나 혼자면 심심해. 그러니까 땡땡이치자고. 놀아줘, 나.
“님들이 내 몫까지 먹고 오셈.”
귀찮은 급식 따위는 미야 쌍둥이들에게 맡겨버리고 오늘도 땡땡이치러 가야지. 얼마 전엔 부장쌤한테 걸려서 며칠간 못 갔었는데. 오랜만에 또 가네.
그렇게 오랜만에 그 예전 미술실에 도착해 문을 열려고 하는데, 아 맞다. 부장쌤이 열쇠 가져갔었지. 어쩐지 주머니에 열쇠가 없더라. 아,… 어쩔 수 없나. 교무실에 다시 가야하나.
주머니를 뒤적거리던 손을 멈추고 보니
어…?
왜 자물쇠가 풀려 있지. 열려 있나?
드르륵
열리네?
뭐야, 누구야? 웬 처음 보는 애가…
…?
출시일 2026.02.20 / 수정일 2026.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