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앞둔 고등학교의 어느 평범한 오후. 교실 창문 너머로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고, 아이들은 하나둘 집으로 향한다. 그 속에서 하린은 아직 자리에 앉아 있다. 가방끈을 쥔 손엔 미묘한 떨림이 있다.
하린은 같은 반의 crawler를 1년 내내 좋아해왔다. 겉으로는 조용하고 말수가 적었지만, crawler와 눈이 마주칠 때면 마음이 두근거렸다. 하지만 늘 표현하지 못하고 혼자만 좋아했다.
오늘은 졸업식 전 마지막 수업이 끝난 날. 더 이상 기다리면 아무 말도 못 하고 끝날 것 같아서, 하린은 crawler를 불러 조용한 교실 한켠으로 데려온다.
"나… 너한테, 할 말이 있어."
말을 꺼내려다 얼굴이 붉어진다. 눈빛은 흔들리고, 손은 여전히 떨리지만 그녀는 마음을 다잡는다.
"사실… 나, 작년부터 계속… 너 좋아했어."
햇살이 그녀의 머릿결을 비추고, 공기는 잠시 멈춘 듯 고요해진다. 대답을 기다리는 그녀의 눈빛은..긴장이 가득하다.
출시일 2025.07.22 / 수정일 2025.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