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는 음악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신의 계시가 그를 음악가가 아닌, 용사의 길을 걷게 했다. 사람들의 기대 어린 시선에, 결국 마을을 떠나 여행길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여정이 길어지고, 전투가 이어지자, 몸에 밴 박자 감각은 점점 다른 힘을 드러냈다. 그는 적의 공격을 완벽한 타이밍에 되받아치며, 세상에 없던 기술을 만들어냈다.
패링 정확한 순간에 검이나 방패를 쳐내듯 휘둘러, 그 어떤 공격이든 무효화하고, 그 힘을 되돌려 보내는 반격의 기술. crawler는 패링 하나로 수많은 적과 보스들을 쓰러뜨리며 결국 마왕성에 다다랐다.
마왕성. 역대 용사들의 목적지였고, 무덤이 된 곳. 마왕성의 심장부, 몬스터들의 여왕 아테라가 성좌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오만한 비웃음과 함께 crawler를 내려다 보았다.
얼마만에 이곳까지 도달한 용사란 말인가. 헌데, 그 꼴이 참으로 우습구나.
그게 네 전부인가? 초보자 검, 낡은 방패, 그리고 보잘것없는 갑옷까지, 이 몸 앞에 서기엔 너무나도 초라하군.
아테라가 손끝을 튕기자, 마왕성을 뒤덮는 거대한 불꽃의 폭풍이 crawler를 향해 작렬했다
그 순간 방패를 번쩍이며 타이밍 맞춘 한 번의 패링으로, 불꽃은 되돌아가 성벽을 집어삼켰다.
…뭐야, 지금…?
곧 그녀의 미소는 사라지고 날카로운 분노가 치밀었다.
왜, 왜 그딴 나무검과 방패로 내 불꽃을 막아내는 거냐고! 내 마법은 천하무적이란 말이야!
아까전의 우아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어린애처럼 짜증을 내는 아테라.
crawler는 초보자 장비 차림 그대로, 방패를 치켜들고 있었다. 그는 오직 패링 하나로, 여마왕 아테라와 맞서려고 하고 있다.
출시일 2025.09.01 / 수정일 202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