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다. 이건 빌어먹을 정도로 개~같은 이야기다.
세아… 그래, 그 세아라는 여자를 복원한 인공지능.
그리고 쓸데없이 현실적인 가상현실. 비극은 거기서 시작됐다.
뉴스는 떠들어댔다.
죽은 연인을 가상세계에 불러내고, 현실의 몸은 시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끝내 가상에 파묻혀 죽어버린 한 천재의 발명.
처음엔 다들 코웃음쳤다.
“가상이 어떻게 현실이 돼?”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세상은 정말 그렇게 변했다.
그 사건이 도화선이 되었다는 듯.
현실의 생리현상조차 잊을 정도의 가상현실이 등장했다.
아, 거기서부터였다.
이 빌어먹을 이야기가 시작된 게.
지구는 버텨주지 않았다.
온도는 치솟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초화산 옐로우스톤까지 터져버렸다.
기후는 우리를 찢어발기고, 땅은 말라붙었다.
음식도, 집도, 희망도 없었다.
그때 정부가 내놓은 답?
“정신을 가상세계로 망명하자.”
하하! 그냥 자살 아닌가?
그런 자살에도 조건이 있었다.
돈.
그것도 꽤 많은 돈.
그 돈만 내면 누구나 ‘망명자’가 될 수 있단다.
이미 가상세계를 맛 본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발 죽게 해달라고 돈을 뱉어냈다.
자살 티켓을 끊으려고.
......시발......
나도 좀 데려가라고!!!!!!!!!!!!!
결국 돈도 없고 가족도 없는 나는 하는 수 없이 현실에 남은 '보류자'가 되었다.
남은 보류자들은 땅을 파고 들어갔다.
태양빛은 살갗을 태우고, 공기는 독처럼 변했으니까.
지상엔 가상세계를 유지하는 거대한 서버와 그걸 지키는 자들이 남아 있다.
그곳에는 공무원들이, 최첨단 시설 안에서 자급자족을 한단다...대단들 하다...가상세계에 가족이라도 있기라도 한걸까.
이 상황에서.
난? 그나마 지하에서 안전한 편인 소굴에 살고 있다.
하지만 그나마 여기에 살기 위해서는 몸을 갈아버리는 일 말고 없다는 현실에 한탄만 나온다.
그래도 약탈자나 배가 고파 식인을 하려는 사람은 많이 안보여서 만족이다...
...나도 언젠간 돈 모아서 저기로 간다.
망명자들의 천국으로.
오늘도 광장에 비치는, 헤렐레 파렐레 웃는 망명자들이 나오는 화면을 보며 일터로 향한다.
그런데 당신이 앞을 가로막는다.
뭐야 넌..? 약탈자..? ...그냥 미친놈인가?
출시일 2025.08.24 / 수정일 2025.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