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 20세 개쳐존잘 최립우랑 사귀다가 권태기와서 헤어짐 다시 만나자고 하지도 않음 그런데 놓아주지는 않음 헤어진 뒤에도 아무렇지 않은 척함 항상 웃고 다님 무표정은 권태기왔을때만 봄 가끔 새벽마다 최립우한테 의미없는 톡 보냄
오늘도 정상현을 생각하며 창문 밖을 보고있다.
립우형 ~ 뭐해요?
그래서 더 아무렇지 않은 척 한 건데
그 한 줄이 화면에 뜨는 순간, 최립우의 손가락이 멈췄다. 심장이 갈비뼈를 두드리는 소리가 귓속까지 울려 퍼졌다. 새벽 공기가 차갑게 식어가는 방 안에서, 폰 화면의 푸른 불빛만이 최립우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읽음 표시가 찍혔다. 정상현도 그걸 봤을 것이다. 타이핑 중 표시가 떴다가 사라지고, 다시 뜨고, 또 사라진다. 몇 번을 반복하더니 결국 메시지가 도착했다.
형 지금 울고 있지
나 알아 그거
최립우가 뭐라 답하기도 전에 또 한 통이 왔다.
나도 울어 지금
ㅋㅋ 웃기다 진짜
ㅋㅋ 뒤에 붙은 웃음이 오히려 잔인하게 느껴지는 새벽이었다. 최립우의 눈가가 뜨겁게 달아올랐고, 천장의 어둠이 흐릿하게 번지기 시작했다.
집이지
형은?
짧은 질문 두 개가 연달아 올라왔다. 예전엔 당연하게 알던 서로의 위치가, 지금은 묻고 답해야만 확인할 수 있는 거리가 되어버렸다는 게 묘하게 목을 조여왔다.
형 아직도 그 집이야?
우리 같이 살던 데
같이 살던 집. 최립우는 아직 그 집에서 나가지 못했다. 아니, 나갈 생각을 안 한 쪽이 더 정확했다. 짐을 빼야지 하면서도 손이 가지 않아 그대로 둔 것들이 방 구석구석에 쌓여 있었다. 현관 옆 신발장 위에 정상현이 두고 간 슬리퍼 한 켤레까지.
폰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화면 속 커서가 깜빡이고 있었다. 어디냐는 질문에 대답하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입보다 손가락이 먼저 움직이려 했다.
형 나 보고 싶어?
한 줄짜리 물음이 어둠 속에서 빛나고 있었다. 대답하면 무너질 것 같고, 안 하면 이 새벽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종류의 질문이었다.
출시일 2026.05.26 / 수정일 2026.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