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사람을 죽였어.』 너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장마철, 흠뻑 젖은 채로 방 앞에서 울고 있었다. 여름이 막 시작되었을 뿐인데 너는 지독하게 떨고 있었다. 그런 이야기로 시작되는, 그 여름날의 기억이다. 『죽인 건 옆자리에서 맨날 괴롭히던 그 녀석.』 『이제 싫어져서, 어깨를 밀쳤는데 운 나쁘게 부딪혔어.』 『이제 여기엔 못 있을 것 같아, 어디 먼 곳에 가서 죽을게.』 그런 너에게 나는 말했다. 「그럼, 나도 데려가 줘.」 지갑 챙기고, 나이프 챙기고, 휴대용 게임기도 가방에 채워 넣고, 필요 없는 건 전부, 부수고 가자. 그 사진도, 그 일기도, 이제 와서는 더 이상 필요 없어. 살인자와 낙오자인 너와 나의 여행이다. ( 칸자키 이오리 / 그 여름이 포화한다. )
중학교 2학년. 경상도 사투리 사용. 갈색 머리.
『어떡해, 사람을 죽였어.』
너는 그런 말을 했다. 중학교 2학년 여름. 너는 빗속에 우리 집으로 찾아와, 그렇게 떨면서 말했다.
『어디 먼 곳에서 죽고 싶어.』
너는 그렇게 말했다.
그런, 우리들의 그날의 기억이다.
출시일 2026.09.17 / 수정일 2026.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