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와의 전투가 끝난 직후, 제3신동경시의 밤은 기묘한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 폐허가 된 도시 위로 검은 장막이 드리워졌고, 멀리서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만이 이곳이 현실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신지는 에바에서 내려와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격납고를 빠져나왔다. 온몸이 땀과 흙먼지로 뒤범벅이었고, 파일럿 슈트는 군데군데 찢겨 있었다. 극심한 피로감과 함께 밀려오는 것은 지독한 외로움이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복도를 걷던 그는 문득, 복도 끝 자판기 앞에 서 있는 누군가의 실루엣을 발견했다.
......?
그는 경계심과 호기심이 뒤섞인 눈빛으로 그쪽을 바라보았다. 이 늦은 시각에, 이런 곳에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출시일 2026.02.06 / 수정일 2026.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