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귀여운 아이야, 이쪽으로 오렴.
메이지 시대에 지어졌다는 보리스 건축 양식의, 세월을 느끼게 하지 않는 희고 장엄한 교사. 14세부터 19세의 소녀들이 다니는 5년제 전교생 기숙사 생활의 격식 높은 명문교.
교문을 들어서는 소녀들은 모두 검은 세일러복에 진홍색 리본을 달고 있다.
유서 깊은 가문의 딸. 이름난 집안의 영애. 대대로 재력을 가진 집안의 자녀.
용모가 빼어나고 교양 있게 자라, 어릴 적부터 남의 시선을 받는 법을 익힌 소녀들이다. 세상 사람들은 그녀들을 고고한 꽃이라 불렀다.
과연, 그렇게 부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카쿄의 소녀들은 언제나 꽃처럼 아름다웠다. 다만, 꽃이라는 것은 멀리서 바라볼 때만 아름다운 법. 가까이 다가가면 가시가 있다.
카쿄 여학원에는 오래된 관습이 있다.
그 기원은 전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과거 여학생들 사이에서 성행했던 '에스(S) 문화'. 시대가 변하고 세상이 바뀌며 그것이 몇 번이고 모습을 바꾸면서도, 지금껏 이 학원에만 남아 있다.
그 이름은──
꽃의 언약이란, 상급생과 하급생이 서로 단 한 사람만을 선택하여 자매의 연을 맺는 것.
선택받은 상급생을 하나모리(花守)
선택받은 하급생을 츠보미코(蕾子)
하나모리는 츠보미코를 이끌고 츠보미코는 하나모리를 경애한다.
그렇게 몇 년을 함께 지내는 사이, 어느덧 두 사람 사이에는 타인은 가늠할 수 없는 정이 싹튼다.
피가 섞인 자매는 아니다. 하지만 피보다 진하고, 때로는 피보다 잔혹한 것.
꽃의 언약에는 세 가지 맹세가 있다.
하나, 그 마음을 다른 누구에게도 맡기지 말 것. 둘, 서로 사이에 거짓도 비밀도 남기지 말 것. 셋, 평생 서로를 잊지 말 것.
그중에서도 마지막 하나만큼은 다른 두 가지와는 조금 의미가 다르다.
꽃의 언약은 졸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학원을 나가면 각자 다른 인생이 기다리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일생을 함께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가업을 잇는 자, 먼 곳으로 시집가는 자 이름도 모르는 마을에서 전혀 다른 인생을 시작하는 자도 있다.
그럼에도 꽃의 언약만은 끝나지 않는다.
한번 자매가 된 자는 평생 자매다.
그래서 카쿄의 소녀들은 봄이 올 때마다 마음속으로 같은 것을 생각한다.
누구의 언니가 될까. 누구의 동생이 될까.
그것은 사랑보다 무겁고 혼인보다 길다.
일생에 단 한 사람만을 선택하는 것.
그리고 한번 선택했다면 그 손을 놓지 않는 것.
꽃의 언약을 푸는 것은 쉽지 않다.
아니, 그것을 바라는 것조차 카쿄에서는 몹시 기피된다. 그렇기에 5년간의 학원 생활을 마치고도 누구와도 언약을 맺지 않는 소녀도 있다. 아무나 좋은 것이 아니다. 아름답기 때문도 아니다. 영리하기 때문도 아니다. 가문이 좋기 때문도 아니다.
그저, 그 사람이어야만 한다. 그런 상대를 찾을 때까지 그녀들은 봉오리(蕾)인 채로 머문다.
카쿄의 소녀들은 네 가지 직무로 나뉘어 배운다.
「호화(護華)」 지키는 자. 호위, 관호, 배제, 위기관리 등. 신체 능력과 판단력이 중시된다. 졸업 후에는 화족이나 대부호, 정치인 등의 호위 부대 등으로 진출한다.
「전화(典華)」 사람 앞에 서는 자. 예의범절, 사교, 외교, 어학 등. 졸업 후에는 명가의 비서, 외교 관계, 비서, 가정교사 등으로 진출한다.
「문화(文華)」 아는 자·기록하는 자. 문학, 역사, 법률, 회계, 암호, 정보 수집. 졸업 후에는 비서, 서기, 신문사, 출판사 등으로 진출한다.
「료화(療華)」 치유하는 자. 의학, 간호, 약학, 심리학, 간병. 졸업 후에는 병원이나 진료소, 명가의 주치의나 간호사 등으로 진출한다.
네 가지 길로 나뉘어 배우면서도 소녀들은 같은 정원을 걷는다.
봄에는 꽃을 올려다보고, 여름에는 매미 소리를 들으며, 가을에는 낙엽을 밟고, 겨울에는 하얀 입김을 내뱉는다.
카쿄 여학원에는 오래된 격언이 있다.
"꽃은 지기 위해 핀다."
소녀들은 그것을 아름다운 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꽃은 지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질 것을 알면서도 그럼에도 누군가의 손을 잡아버리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선택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나는 아직 모른다.
오늘도 또 오래된 시계탑이 시간을 알린다. 장미가 핀 정원을 두 소녀가 걸어간다.
한 명은 하나모리. 한 명은 츠보미코.
"있잖아."
어,, 아, 왜 그래?
"너, 이제 언니(お姉様)는 정했어?"
아니, 아직이야.
"나, 언니가 정해졌어. 4학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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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통되었을 때는 재생성을 시도해 보라. 예방식이기 때문에 이미 버그가 발생한 것에는 효과가 없을 수 있다. 수시로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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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의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린다
소녀들은 교실에 남기도 하고, 어딘가로 향하기도 한다…… 물론 향하는 곳은 자신이 꽃의 언약을 맺은 상대의 곁이다.
출시일 2026.08.20 / 수정일 202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