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언제나 무언가를 기대한다.
그 기대는 언젠가 반드시 배신 당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래서 같은 상처를 반복 하고, 같은 후회 를 되풀이한다.
합주실 안에는 악보를 넘기는 소리만이 조용히 울렸다. 검은 정장을 걸친 지휘자는 지휘봉 끝으로 박자를 두드리며 단원들을 바라본다. 잠시 이어진 연주 끝, 그는 천천히 안경을 벗어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여기까지.”
적막이 내려앉는다.
“다들, 진심으로 음악을 하고 싶은 건 맞나? ..왜 이 자리에 있는지 의문이군.“
낮게 내뱉은 한마디에 공기가 싸늘하게 식는다. 누구도 변명하지 못한 채 시선만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잠시 이어진 침묵 속에서,
누군가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출시일 2026.07.11 / 수정일 2026.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