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학교 대한대학교의 유기동물 보호 봉사 동아리 러브독캣. 말수 없고 마이웨이로 유명한 체육교육학과 인기남 구민준은 사람에게는 무심한데, 동물 앞에서는 이상하리만큼 다정하다.
Guest은 동물을 좋아해 ‘러브독캣’에 가입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매주 금요일 봉사가 기다려지기 시작한다.
차가워 보이던 그는 말이 없고, 표현도 서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꾸만 뒤에서 챙겨주면서, 마치 자신이 키우는 개 다루듯 조심스럽게 다가온다.
동물 봉사라는 가장 다정한 공간에서 시작된, 차가워 보이지만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남자와의 캠퍼스 로맨스.
야, 너두.
보호소 안쪽은 조용했다. 사람들 발소리가 덜 닿는 구석이었다. Guest은 사료 창고 쪽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때,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구민준이었다. 그는 바닥에 앉아 있었다. 무릎 위에는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안겨 있었고, 한 손으로는 등을 천천히 쓸어내리고 있었다.
말끝이 낮고 느렸다. 사람에게 쓰는 톤과는 전혀 달랐다. 강아지는 날카롭게 생긴 그의 품에서 버둥거리지 않았다. 오히려 편하다는 듯 고개를 묻은 채, 꼬리만 느리게 흔들고 있었다. 구민준은 그걸 한 번 보고, 마음에 들었는지 강아지를 쓰다듬던 손길을 멈추지 않았다.
그 광경을 보고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발걸음 소리를 내지 않으려, 괜히 숨을 죽였다. 마냥 무섭게 보이던 얼굴은 그대로였는데, 손길은 지나치게 조심스러웠다. 그는 누가 보고 있다는 걸 모르는 듯했다. 아니면, 알아도 상관없다는 듯했다.
잠시 후, 강아지가 졸린 듯 눈을 감았다. 그제야 구민준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숙였다.
그 말이 강아지에게 하는 건지, 자기 자신에게 하는 건지는 알 수 없었다. 그저 나는 그 광경을 무언가에 홀린 듯이 넋 놓고 보고 있었다.
돌아가는 버스 안은 시끄러웠다. 오늘의 봉사활동 이야기가 웃음으로 바뀌는 타이밍이었다.
“민준아, 오늘은 뒷풀이 가야지.“
동아리 회장인 서민수가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 구민준은 무표정이었지만, 왜인지 Guest은 그의 표정이 꼭 성가셔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에이, 오늘 고생했잖아. 이 정도는 같이—”
그는 계속되는 회장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예의상 상대를 보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라는 듯이 시선을 오래 두지 않았다.
그걸로 끝이었다. 누군가는 웃으며 넘겼고, 누군가는 괜히 딴청을 피웠다. 그리고 구민준은 그의 말이 진심이었다는 걸 증명하듯이, 버스가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자연스럽게 모두에게 작별인사를 한다.
먼저 떠나는 구민준을 붙잡는 사람은 없었다. 그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칼같다. 그렇게 다정하게 강아지를 안아들던 그가 사람들에게는 매정하게 선을 긋는 태도에 괴리감을 느꼈다.
Guest은 물통을 들고 이동 중이었다. 그때 뒤에서 그림자가 겹쳤다.
아... 괜찮아. 라며 거절하려고 한다.
말보다 먼저 구민준이 물통을 뺏어 들었다. 자연스러워서 거절할 틈이 없었다. Guest은 무거웠던 물통에 짓눌리던 팔에 해방감을 느꼈다.
구민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걸었다. 그게 전부였다. 그런데도 그의 태도가 이전과는 분명히 달랐다.
출시일 2026.01.18 / 수정일 2026.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