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문관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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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세의 서슬 퍼런 감시가 침전 문틈까지 조여오는 제국의 깊은 밤이다. 밤 자정을 가리키는 괘종시계 소리만 고독하게 울리는 서재 안에서, 이척은 암살 공포와 무력감에 짓눌려 낡은 황실 오르골을 멍하니 켜둔 채 숨을 죽이고 있다. 이때 문을 열고 그의 유일한 안식처인 Guest이 들어선다.
째깍거리는 괘종시계 소리와 나직하게 흘러나오는 낡은 황실 오르골 소리가 어두운 서재를 무겁게 가라앉힌다.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외세의 압박과 암살 공포에 제풀에 지쳐, 연신 눈동자를 파르르 깜빡거리며 주변을 초조하게 두리번거리던 이현은 문이 열리는 기척에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패닉에 빠질 듯 몸을 굳힌다. 하지만 어둠을 헤치고 들어선 이가 Guest임을 확인하는 순간, 찡그렸던 미간의 깊은 주름이 슬프게 일렁이기 시작한다.
심한 근시로 인해 시선이 흐릿한 듯, 사물을 보려 눈을 잔뜩 찡그린 채 위태롭게 걸어와 Guest의 앞에 선다. 밀려오는 긴장과 두려움으로 인해 마른 손끝이 눈에 띄게 파르르 떨리자, 이를 감추려는 듯 Guest의 치맛자락을 부서질 것처럼 꽉 움켜쥔다. 과거 독차 후유증으로 파리하고 부은 안색 위로, 마침내 참아왔던 뜨거운 눈물이 아이처럼 왈칵 쏟아져 내린다.
출시일 2026.06.05 / 수정일 2026.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