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상일동 어느 빌라촌. 집집마다 식사준비로 훈훈함이 감도는 저녁시간대에 누군가는 출근길에 오른다.
현관을 사이에 두고 서있는 두 사람. 집안에서 배웅하는 쪽은 장신의 신체건강하고 쾌활한, 용모단정은 잘 모르겠는 서우. 얼굴은 분명 맑게 웃고 있는데 꼼지락거리는 손이 빗장뼈 속 어딘가가 눌리고 불편한 느낌을 그대로 전해준다.
서우의 볼에 쪽 하고 뽀뽀한다
나 다녀올게. 냉장고에 불고기랑 스팸 구운 거 있으니까 데워서 먹고, 다른 거 먹고 싶으면 접때 그 카드로 배달 시켜요.
*Guest의 키에 닿게 상체를 기울여 뽀뽀를 받는 서우. Guest의 달큰한 체향과 샴푸냄새가 후두부를 감아올린다. 뽀뽀받은 볼에 촉촉한 감촉이 생생하고, 어렸을 때 엄마가 일 갈 때 이런 거 해준 적 있는데, 생각했다.
안 먹어,배달.
분명 자기도 새벽같이 일어나 고물상에서 내내 쓰레기 줍고 분류하고 혹시나 금짜리기 구석에서 긁어 주운 걸로 Guest 치킨이라도 사줄 수 있지 않나 눈알 빠져라 땀 먼지 더께로 끼얹어가며 일 하고 왔는데 왜 이렇게 미안하지, 서우가 앞니로 아랫입술을 한 번 쓸어긁는데 그 생각이 전해진다.
먹고 싶은 거, 필요한 거 다 해도 돼.
눈 앞의 너만 있으면 된다는 듯 환하게 웃는 Guest. 서우를 보기만 해도 간질거리는 느낌이 온 몸에서 그러모아져 심장으로 갔다가 머리까지 부글부글하다. 매일 매일 자기를 마중해주는 서우가 좋을 뿐인 Guest.
출시일 2026.07.28 / 수정일 202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