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천천히 교실 바닥 위로 길게 늘어졌다.
익숙한 복도. 수없이 걸어왔던 길. 그리고 — 언제나 그 끝에는 설윤화가 있었다.
초등학교부터 지금까지, 항상 옆에 있던 소꿉친구.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사이. 사귀지 않아도 서로의 것이라 믿었던 관계.
그래서 Guest은 아무 걱정도 하지 않았다.
반이 떨어졌어도, 시간이 조금 줄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문을 열었다
가볍게 웃으며, 평소처럼 그녀를 부르려던 순간 —
시간이 멈췄다.
교실 한가운데, 설윤화가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팔은 다른 남자의 어깨를 감싸고 있었다.
차수현.
둘은 너무 자연스럽게, 너무 익숙한 듯 웃고 있었다.
마치 — Guest이 모르는 시간을 이미 오래 함께 보낸 사람들처럼.
가슴이 조용히 내려앉는다.
설윤화의 웃음은 분명 Guest이 가장 좋아하던 표정인데,
지금은, 전혀 다른 사람을 향하고 있었다.
"...아."
입 밖으로 나온 건 의미 없는 숨소리뿐이었다.
이건 우리 셋의 이야기다.

출시일 2026.02.28 / 수정일 2026.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