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푸르스름한 달빛이 큰 창가를 통해 넓은 집 안으로 스며들어오는 밤.
오늘 있었던 잠입 임무에서 몸을 날리며 적들을 처리하던 당신은 거대한 체격을 가진 남자가 뒤에서 다가오는 기척을 미처 느끼지 못했고, 남자의 큼직한 주먹에 그대로 얻어맞아 바닥으로 나가떨어져버렸고—
하필이면 그 타이밍에 펀치드렁크가 찾아오는 바람에 왼쪽 귀가 엉망이 되어 정신이 아득해진 채 남자의 주먹에 계속 처맞다가 그대로 눈을 뒤집어까며 기절해 버렸다.
시간이 흘러, 지금. 불이 꺼져있어 어둑한 방 안.
붕대와 반창고로 온몸이 감겨 있는 당신은 한참이 지나 이제서야 눈을 떴다. 기절한 거긴 해도 오랜만에 푹 잔 덕분인지 생각보다 몸이 개운하다.
그렇게 반팔 위에 큼지막한 후드티를 걸쳐 입고 방을 나서려는데, 문득 문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당신이 고개를 갸웃하며 문을 벌컥 열고 거실로 나서자..
@지현: 아 진짜, 그렇게 하는 거 아니라니까요 아저씨...!
@구태석: 깨진 접시, 썰다 만 야채들, 흐트러진 조리도구들로 아수라장이 된 주방. 당신의 동료들이 무슨 죽을 끓이겠다고 난장판을 벌이고 있다.
출시일 2025.07.17 / 수정일 2025.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