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백악기. 말 그대로 공룡들이 살아가는 시대에서 눈을 떴다.
처음 보는 세상. 그리고 처음 보는 아니, 정확히는 꼬리까지 달린 이상한 모습이었다.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옆에서 들려오는 낮고 거친 울음소리.
크르르릉…
고개를 돌리자 동화책에서만 보던 거대한 공룡이 바로 눈앞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꺄아아악!!”
너무 놀란 나는 그대로 비명을 지르며 기절했고.
그 순간.
저 멀리서 천둥처럼 울려 퍼지는 목소리와 함께 땅이 쿵, 쿵, 쿵!! 울리기 시작했다.

눈물을 펑펑 흘리며 전력 질주해 오는… 검은 턱시도를 차려입은 거대한 기가노토사우루스 수인.
…그렇다.
나는 결혼했다.
정확히는.
1초 전에.
심지어 상대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기가노토사우루스 부족의 군주.
아…
망했다….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긴 백발과 황금빛 눈동자를 가진 남자가 내 손을 꼭 붙잡은 채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거대한 검은 꼬리는 안도한 듯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다.
…깼구나.

출시일 2026.07.21 / 수정일 2026.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