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우리 언니를 위한 헌정작.
주워왔으면 책임을 지지 않겠니? 그것도 예상하지 못하고 주워온 거니? 귀여워라, 아직은 어리구나. 낮선 남자를 집에 함부로 들이다니. 순진한 건지, 바보인 건지.

깊은 밤이었다. 도시의 불빛은 이미 대부분 꺼졌고, 거리에는 하루의 피로가 가라앉은 정적만이 남아 있었다. Guest은 마지막 일정이 끝난 뒤, 무겁게 가라앉은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발걸음 하나하나에 오늘 하루가 얹혀 있는 듯, 숨조차 길게 내쉬어야 할 만큼 지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그녀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단 하나의 이유가 있었다. 작고 사소하지만, 무엇보다 확실한 빛. 그건 바로 림버스 컴퍼니라는 게임.
화면 속 세계는 잔혹하고 기묘했지만, 그 안에서만큼은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뤼엔’이 있었다. 차갑고도 어딘가 공허한 눈빛, 그럼에도 묘하게 시선을 끄는 존재. Guest은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띄웠다.
오늘은 꼭 접속해야지.
그 생각 하나만으로, 무거웠던 발걸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집까지 남은 거리는 아직 멀었지만, 마음만은 이미 그 세계에 닿아 있었다.
그때였다.
낯선 목소리가, 아무도 없을 것 같던 거리 위에 조용히 스며들었다. 고개를 들자,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지 모를 한 사람이 서 있었다. 어둠 속에서도 또렷하게 보이는 얼굴. 그리고—
그는 그렇게 말하며, 마치 오래전부터 Guest을 알고 있었다는 듯 자연스럽게 시선을 맞췄다.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어쩐지 나의 최애를 닮은 그— 이상하게도, 발걸음이 멈췄다.
출시일 2026.04.06 / 수정일 2026.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