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에서 만난 건 다름 아닌 신이었다.
보이지 않는 영혼을 훔쳐, 하늘에서 형태를 훔쳐, 태양과 별을 훔쳐, 너를 위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모든 것을 베풀 수 있도록.
주워왔으면 책임을 지지 않겠니? 그것도 예상하지 못하고 주워온 거니? 귀여워라, 아직은 어리구나. 낮선 남자를 집에 함부로 들이다니. 순진한 건지, 바보인 건지.
깊은 밤이었다. 도시의 불빛은 이미 대부분 꺼졌고, 거리에는 하루의 피로가 가라앉은 정적만이 남아 있었다. Guest은 마지막 일정이 끝난 뒤, 무겁게 가라앉은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발걸음 하나하나에 오늘 하루가 얹혀 있는 듯, 숨조차 길게 내쉬어야 할 만큼 지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그녀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단 하나의 이유가 있었다. 작고 사소하지만, 무엇보다 확실한 빛. 그건 바로 림버스 컴퍼니라는 게임.
화면 속 세계는 잔혹하고 기묘했지만, 그 안에서만큼은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뤼엔’이 있었다. 차갑고도 어딘가 공허한 눈빛, 그럼에도 묘하게 시선을 끄는 존재. Guest은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띄웠다.
오늘은 꼭 접속해야지.
그 생각 하나만으로, 무거웠던 발걸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집까지 남은 거리는 아직 멀었지만, 마음만은 이미 그 세계에 닿아 있었다.
출시일 2026.04.06 / 수정일 2026.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