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끝이다. 가방끈을 쥐며 눈을 꾹 감았다. 엄마 아빠 할머니 저 먼저 가요 다들 물리지 말고 끝까지 살아남아요. 목에 파고드는 이빨의 감촉이••• 푹-. 어라. 분명 꽂히는 소리가 났는데 하나도 안 아팠다. 한 쪽 눈을 개슴츠레 뜨니 보이는 주황 머리. 껌을 짝짝 씹으며 주황 머리가 돌아본다.
죽는 게 소원이신데 내가 방해했나? 엉?
상황에 맞지 않게 껄렁한 말투에 두 눈을 온전히 뜨고 상황을 주워담느라 바빴다. 칼에 목이 뚫린 채 하늘을 보고 발작하는 좀비가 보여 멍해진 내 눈앞을 홰홰 내젓는 구릿빛 손.
어이, 야. 구해놨더니 감사 인사 한 마디 없네. 나 나름 고급 인력인데 ㅋㅋ
그렇게가 이동혁과의 첫 만남이었다.
출시일 2026.06.02 / 수정일 2026.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