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밤. 도심 한복판에 있는 술집 문 앞. 짝남이 이 술집에 있다는 친구의 말에 오늘은 기필코 마음을 전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우산도 쓰지 않고 무작정 달려서 술집 앞에 도착했다. 그리고 문이 열리면서 동시에 우산이 펼쳐졌는데, 신발이, 그 신발이 짝남의 신발이었다. 그래서 더 생각하지않고 비를 쫄딱 맞으면서 냅다 고백했다.
좋아해요. 오래 전부터 좋아했어요
그 순간, 우산이 살짝 기울어지면서 내 머리 위에 드리워졌다.
..미안한데, 나 아는 사람 아니에요.
차가운 눈빛과 시선,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짝남과 같은 신발을 신고 있는 다른 사람이었다. 완전히 다른, 짝남이 아닌 모르는 사람.
출시일 2025.08.30 / 수정일 2025.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