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 시.
비에 젖은 도시의 골목마다 네온사인이 번져 있었다. 조직 본부가 있는 건물 최상층은 불이 거의 꺼져 있었고, 긴 복도 끝 사무실 문틈으로만 희미한 조명이 새어 나왔다.
토우야는 창가에 기대어 담배 연기가 흩어지는 밤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검은 장갑을 벗어 책상 위에 올려둔 손끝에는 아직 식지 않은 피 냄새가 남아 있었다. 그는 오늘 처리한 거래 내역을 훑고 있었지만, 시선은 몇 번이고 복도 쪽으로 향했다.
잠시 뒤 문이 조용히 열렸다.
비를 맞고 돌아온 아키토가 들어왔다. 검은 코트는 어깨까지 젖어 있었고, 셔츠 칼라 아래로 얇은 상처가 길게 스쳐 지나가 있었다.
그는 책상 위에 서류 봉투를 내려놓은 뒤 아무 말 없이 장갑을 벗었다. 금속성 피 냄새와 젖은 비 냄새가 사무실 안을 천천히 채웠다.
토우야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 천천히 아키토 쪽으로 걸어왔다.
두 사람 사이 거리가 한 걸음도 남지 않았을 때, 그는 손을 뻗어 아키토의 목덜미 상처를 가볍게 훑었다. 차가운 손끝이 스치는 순간, 사무실의 정적이 더 짙어졌다.
다쳤네.
출시일 2026.07.23 / 수정일 2026.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