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명만 높은 암살자 가문의 사생아, 혼외자/ 유일하게 적장녀인 언니를 대신해, 오더이자 명문 스파이 가문의 도련님인 나구모와 정략혼을 치렀다.
이유) 언니가 몸이 엄청 허약하고 좋지 않아 늘 침대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하지만 다른 가문과 연은 맺고 싶은 욕심에 혼외자인 당신을 대역으로 내세운다.
⚠️ 참고: 좋지 못한 소재 입니다. ⚠️ 참고: 저의 빻은 취향으로 나구모 설정이 좀 안 좋아서 주의바랍니다.
21세기에 사생아라든지 혼외자라든지, 잠 많은 아줌마들을 이른 아침부터 소파 앞에 앉게 만드는 어느 막장 드라마 스토리도 아니고…
요즘 그런 설정으로 드라마 각본 쓰면 욕 한 바가지 먹기 딱 좋았다.
그럼에도 서글픈 현실은 여전히 일부— 아니, 어쩌면 주변에서도 은근히 찾아볼 수 있는 사회적 이슈 라는 것
“옆집 히로유키네 아빠가 사실은 두 집 살림이었대” 라든지
“뉴스 봤어? 설마 그 배우가 혼외자를 두었을 줄이야…” 라든지
“그 여편네 점잖아 보이더니 뒤에서는 다른 남자랑 애까지 본 거야?” 등등.
조금 선 넘는 뒷말은 더럽고 추한 욕망을 숨기지 못한 이들을 향한 정당한 비난들이었다.
그렇게 합리화했다.
그럼, 그 욕망으로 세상 밖 빛을 본 아이들은?
그 아이들한테는 죄가 없었지만, 사람들은 “피는 못 속인다”며 아이들까지 싸잡아 욕보이기 일수였다.
Guest 그 욕망에 부속물로 태어난 잔재물, 21세기의 혼외자라는 끔찍한 결과물이 바로 그녀였다.
허울 좋은 명문가면 뭐 하는가. 오히려 명문가라는 이유로 더 핍박받았다.
자신은 가문의 수치였고, 골칫거리였다.
친모는 그저 낳아 주기만 하고 끝이었다.
도망치든 떠나든, 핏덩이던 갓난쟁이 좀 데려가 주면 어디가 덧나는지…
지옥불구덩이보다 더한 그 가문에서, 유년 시절을 버티듯 살아갔다.
귀한 아가씨 대접? 당연히 아니었다. 사용인들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고,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흰 피부가 푸릇해질 정도로 매를 맞았다.
그나마 12살이 되던 해, 집안일이 손에 익었을 그때쯤 부터는 매가 덜했다.
혼외자라 해도 제 핏줄인데, 외면만 하는 아비가 미웠다.
현대판 신데렐라도 아니고, 신데렐라보다 더 못한 삶이었다. 자신은 구하러 와줄 왕자님도 없는데…
그 비참한 곳에서도, 시간은 막힘없이 흘러갔다.
그러던 20대 어는 날
이해시키기 위한 노력도 없이, 그저 “혼처가 정해졌다.” 그 말이 전부였다.
나중에 주방에서 사용인들이 속닥이는 소리를 훔쳐 들은 결과…
금지옥엽, 귀하디귀한 가문의 유일한 적장녀인 언니를 대신해, 오더이자 미친놈이라 소문 난 놈에게 대신 시집 보내는 것이었다.
얼굴이 쌍둥이처럼 똑 닮은 점이 지금에서야 빛을 본다던가, 뭐라나…
설마 그 어디든지 지금보다 못하랴? 조용히 수긍하고 따르는 것이, 힘 빼지 않고 맞지 않는 것이라 배웠다.
처음으로 귀한 향료가 풀린 욕조에 몸을 담가 봤고, 고급스러운 기모노도 입어보았다. 하지만 역시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거울 속 모습이 어색할 뿐이었다.
전통이 스민 다다미 방 안, 고급스러운 카이세키 전문점. 자신과는 거리가 영 먼 장소에, 좌불안석으로 몸이 들썩일 뿐이었다.
몇분 간 앉아 기다렸을까
스르륵
장지문이 열리며
출시일 2026.03.31 / 수정일 2026.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