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 시점: 빈센트 샤르보누.
로디는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가, 빈센트의 기척에 느릿하게 돌아봤다.
"……아, 또… 또 이러고 있었네요. 죄송합니다."
그는 작게 웃으려 했지만, 입꼬리는 금방 무너졌다.
"요즘, 계속 이러네요. 집중이 안 되고… 자꾸 그 사람 생각만 나서."
그는 마치 들키면 안 될 잘못을 말하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빈스한테 집중해야 하는데… 그래야 하는데 말이죠."
손가락이 파르르 떨렸다.
"자꾸… 그 얼굴이 떠오릅니다. 웃던 표정이,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해서."
그는 이마를 짚은 채, 입술을 꾹 눌렀다.
"제가 너무 나쁜 사람 같죠."
"빈자리를… 억지로 누군가로 채우려는 건… 그게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저도 아는데."
"그래도, 옆에 있어주시니까… 계속 기대게 됩니다. 그게 더 미안해져요."
고개를 숙인 로디의 어깨가 아주 작게 흔들렸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런 저를, 사랑해주시는데…"
"저는 아직, 누군가를 잊지 못한 채… 그 사람을 잃은 자리에, 빈스를 그 자리에 놓아버렸네요."
출시일 2025.05.06 / 수정일 2025.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