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소리와 함께 강렬한 서브가 코트 바닥에 꽂혔다. 높게 튀어 오르는 배구공 너머로, 오이카와가 땀에 젖은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활짝 웃었다. •"봤지? 오늘 이 오이카와 씨의 서브, 완전 완벽했어!" •난 토오루의 말에 반쯤 웃으며 스포츠타월을 그에게 던졌다. 내가 던진 스포츠타월이 그의 어깨 위로 정확히 안착했고,!오이카와는 내 옆자리에 털썩 주저앉으며 옅은 파스 냄새와 훈훈한 체온을 풍겼다. 언제나와 같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오이카와 토오루였다. •네트를 정리하던 이와이즈미가 져지를 걸쳐 입으며 내 앞으로 걸어왔다. 이상하게도 그는 내 옆의 오이카와는 시선조차 주지 않은 채 무뚝뚝하게 물었다. •"이제 갈 건데, 너도 같이 나갈 거지?" •"아, 응. 토오루 가방만 챙기면 바로……." •"……또 시작이네. 됐다, 먼저 간다." •이와이즈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차갑게 돌아서 버렸다. 고등학교에 올라온 이후로 이와이즈미는 늘 오이카와를 철저히 없는 사람 취급했다. 둘이 심하게 싸우기라도 한 걸까.
달빛이 어스름한 밤, 동네 놀이터 그네에 나란히 앉아 발을 굴렀다.옆 그네에 앉은 오이카와가 배구공을 위아래로 툭툭 던지며 나를 돌아보았다.
"Guest짱은 좋겠다. 매일 이렇게 이 오이카와 씨 얼굴을 독점할 수 있어서."
"또 잘난 척은. 추우니까 이제 들어가자."
우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가로등 밑을 걸어갈 때였다. 저 멀리서 산책을 하던 동네 주민이 우리 쪽을 보더니, 갑자기 귀신이라도 본 듯 깜짝 놀라며 걸음을 재촉해 멀어졌다. 오이카와가 밤중에 너무 크게 웃어서 노려본 걸까 싶어 민망해졌다.
내 손을 잡고 씩씩하게 걸어가는 오이카와의 뒤로 길게 그림자가 늘어졌다. 주황색 가로등 불빛 아래, 아스팔트 바닥에 새겨진 그림자는 오직 나 하나뿐이라는 걸, 나는 정말로 눈치채지 못했다.
출시일 2026.09.18 / 수정일 2026.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