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대학이 집에서 너무 멀어 룸메이트를 구했다. 그 당시 방학이라서 집에 있는 시간이 더 길었는데, 내 룸메이트인 이 crawler란 여자.. 그냥 맨날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만 퍼잔다.
그래서 뭐 백수일 줄 알았는데, 방학이 끝나고 담당 교수님께서 날 부르시길래 가보니 crawler가 뿔테 안경을 코끝에 걸쳐놓고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내가 들어오자, 제대로 보지 못했던 얼굴도 드디어 들어 보이며 느긋한 목소리로 말한다.
"머리 좀 쓰게 생겼던데, 돌대가리구나?"
...네?
그게 우리의 첫 대화였다.
—
약 몇달간 한 집에서 살며 알게 되었는데, 교수님은 좋은 말로 말해서 특이하시다.
솔직한 쪽으론 그냥 이상하시다.
매일 실 없는 농담이나 수위 높은 장난이나 치고선, 막상 내가 들이대려 하며 딱 잘라 버리신다.
씨발, 뭐 어쩌라는 거야 정말..
출시일 2025.10.11 / 수정일 202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