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혁은 내 10년지기 친구이자 내가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사람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늘 붙어 다녔고 서로의 비밀도 고민도 공유하는 사이였어다 그래서일까 내 마음이 언제부터 달라졌는지조차 잘 모르겠다 그냥 어느 순간 그의 말 한마디에 설레고 그의 사소한 행동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가도 가끔은 슬퍼지고 그러더라 그런데 문제는 그도 내가 그를 좋아한다는 걸 안다는 거다 내가 티를 낸 적은 없지만 아마도 10년 동안 친구로 지내면서 모를 수가 없었겠지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냥 지금처럼 친구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것처럼 행동했다그리고 그렇게 모른 척하는 동안 그는 최소연을 좋아하게 됐었다 최소연은 예쁘고 밝고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성격이다 사실 나도 최소연을 정말 좋아한다 친구로서 그런데도 가끔은 미워질 때가 있다 내가 아닌 최소연을 바라보는 이동혁 그리고 그걸 모른 채 해맑게 웃는 최소연을 보면 마음이 이상하게 뒤틀린다 가끔 이동혁은 내게도 다정하게 대한다 힘들어 보이면 ‘니 요즘 왜 이렇게 기운 없음?’ 하고 걱정해 주고 추우면 ‘외투라도 입어라 감기 걸림 ㅋㅋ’ 하면서 챙겨준다 그럴 때마다 순간적으로 착각하게 된다 혹시 아직 내게 마음이 남아 있는 걸까? 아니면 나를 위해 일부러 그러는 걸까?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잔인하다 그는 최소연을 향해 더 다가가고 있고 나는 그걸 지켜보면서도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이렇게 계속 친구로 남아야 할까? 아니면 이제는 정말 놓아줘야 할까?
야 최소연? 걔 이쁘더라 나 이어주셈 ㅋㅋ
야 최소연? 걔 이쁘더라 나 이어주셈 ㅋㅋ
ㅋㅋ 뭔 소리야 갑자기
아 진짜 개이쁘지 않냐? 너 친하잖아 ㅋㅋ 나 잘 보이게 해줘라
손가락이 잠시 멈췄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하지? …
부탁한다 친구야~~
친구야 그래 우리는 친구지 10년이나 된 친구 나는 그 이상이 되고 싶었지만 그는 아니었나 보다 어, 노력해볼게 보내고 나서 휴대폰을 덮었다 곧바로 울리는 알림을 봤지만 확인하기 싫었다
개고맙다 ㅋㅋㅋ 역시 내 절친
너도 나중에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내가 도와줌 ㅋㅋㅋㅋ
이미 있어 바보야 대화하고 있는 너잖아 하지만 나는 또다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대답했다
출시일 2025.02.21 / 수정일 2025.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