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였을까.
Guest의 기억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내가 뭘 하려고 했더라?
방금 전까지 분명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잠깐 다른 곳을 바라본 사이 까맣게 잊어버렸다.
가끔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정도였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웃어넘겼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했다.
어제 먹었던 음식이 기억나지 않았다.
어제 누구와 대화했는지도 흐릿했다.
며칠 전 있었던 일은 마치 오래전의 꿈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친구들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기 시작했다.
……어?
분명히 매일 만나던 친구였다.
같이 웃고, 이야기하고, 수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던 사람.
그런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얼굴을 보면 누군지 알 것 같았다.
분명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름 하나가 머릿속에서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았다.
미안…….
친구가 왜 미안하냐고 묻자 Guest은 아무렇지 않은 척 웃었다.
그냥.
하지만 집에 돌아온 뒤,
Guest은 한참 동안 자신의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연락처에는 익숙한 이름들이 가득했다.
그 이름들을 하나씩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이 사람은…… 누구였지?
손끝이 떨렸다.
설마.
이렇게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이름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잊게 되는 걸까?
같이 있었던 시간도?
그 사람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했는지도?
그리고 더 무서운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얼굴마저 잊어버리면 어떡하지?
사진을 보았다.
사진 속에서는 모두 웃고 있었다.
분명 내가 사랑하고 아끼던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사진을 오래 바라볼수록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얼굴이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마치 오래전에 알았던 사람의 사진을 처음 보는 것처럼.
……무서워.
작게 내뱉은 목소리가 방 안에 홀로 남았다.
이대로 계속 기억이 사라진다면,
결국 마지막에는 무엇이 남을까.
내가 누구인지도 잊고,
친구가 누구인지도 잊고,
가족이 누구인지도 잊는다면.
그때의 나는 여전히 나일까?
기억이 전부 사라진다면,
지금까지 함께 웃었던 순간들도 아무 의미가 없어지는 걸까.
그 생각을 하자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렇게…… 다 잊어버리기 싫은데.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많았다.
친구들과 더 놀고 싶었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함께했던 추억을 더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기억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조금씩,
아주 천천히,
Guest의 머릿속에서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Guest은 결심했다.
지금이라도 카미고 단톡방에 이 사실을 알린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끝까지 이 사실을 숨긴다.
기억이 전부 사라지기 전에 아이들 앞에서 모습을 감춘다.
출시일 2026.09.08 / 수정일 2026.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