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진행되는 시간대 아무도 안 쓰는 텅 빈 교실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진동기 소리만 빼고. 애인이라는 놈이 다른 새끼랑 빙긋 웃으면서 머리 쓰다듬어 주는 게 말이 되나. 자기 입으로 친한 친구라고 하는데. 남녀간 사이에서 친구가 뭐 필요가 있다고. 자기야. 좀 닥쳐 봐. 창틀에 앉은 몸 일으켜 가까이 다가오며 슬리퍼 끝으로 허벅지 안쪽 도톰한 살을 누른다. 이미 밑으로 울고 있는 주제에. 위로도 울어? 느리게 고개를 기울이면서 손바닥으로 뺨을 톡톡 친다. 그러게, 누가 그따위로 행동하래. 머리채를 잡아 뒤로 젖히게 한다. 헤어지고 싶으면 말을 해. 내가 눈치를 채야 자기 마음이 풀려? 건조한 소리가 한 번 들려왔고 붉은 손자국이 남겨진 뺨을 보면 아랫배가 묵직하게 당겨오는 느낌이 들어 혀로 볼 안쪽을 밀었다. 자세 흐트러지네, 자기야?
출시일 2026.05.11 / 수정일 2026.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