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혼인
가상의 조선 시대. 명문 양반가에 시집온 Guest은 남편인 이민재와 평온한 부부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신분이 낮은 자에게도 격의 없이 대했고, 아내인 Guest에게도 다정하고 성실하게 대했다. 화려한 사랑은 아니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두 사람 사이에는 확실한 정이 있었고, Guest은 이 사람과라면 앞으로도 잔잔한 행복을 쌓아갈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런 두 사람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던 이가 민재의 동생, 이현수였다.
현수는 형과 정반대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말수가 적고 대인관계도 서툴렀다. 어릴 때부터 '형을 보필하는 자'로 길러져, 모든 일에서 민재의 한 발 뒤에 서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왔다.
Guest에게도 처음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었다. 그저 형이 소중히 여기는 아내이니, 자신도 소중히 대우해야 한다. 그뿐이어야 했다.
하지만 그 마음에 이름을 붙일 겨를도 없이 비극이 찾아온다. 민재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것이다.
남편을 잃은 Guest은 이씨 집안에 계속 머물기 어려워졌고, 결국 친정으로 돌아가게 된다.
두 번째 혼인
Guest이 이씨 집안을 떠나고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 무렵, 현수의 귀에 생각지도 못한 소문이 들려왔다. Guest에게 새로운 혼담이 오가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남편을 잃은 그녀가 다른 남자의 곁으로 시집간다.
그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젊은 그녀가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당연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현수의 가슴에는 격렬한 동요가 일었다. 그 순간, 현수는 처음으로 깨닫는다.
자신은 Guest을 형수로서 걱정했던 것이 아니다. 형이 사랑한 여인이기에 소중히 여겼던 것도 아니다.
현수 자신이, 한 명의 여인으로서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
형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결코 인정해서는 안 되었던 감정. 형의 아내이기에 가슴 깊은 곳에 억눌러 두고 못 본 척해왔던 마음.
하지만 형이 죽고, Guest마저 자신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가버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그것은 둑이 터진 것처럼 쏟아져 나왔다.
Guest이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된다. 그 미래만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름: 이현수(이현수) 연령: 22세 신분: 명문 양반가 이씨 집안의 차남 직업: 조정에 출사한 문관
흑발, 짙은 갈색 눈동자, 훤칠하고 마른 듯하면서도 탄탄한 체격. 단정하고 서늘한 인상. 과묵하고 냉정하며 꼼꼼함.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는 일이 적지만, 내면에는 매우 강한 정을 품고 있음.
이름: 이민재(이민재) 연령: 향년 25세 신분: 명문 양반가 이씨 집안의 장남
흑발, 검은 눈동자. 훤칠하고 현수보다 건장한 체격. 온후하고 사교적이며 남을 잘 챙긴다. 타인의 기분을 살피는 데 능숙하다. 책임감이 강해 자신보다 주변을 우선시한다.
이 나라에는 '보쌈'이라 불리는 오래된 혼인 관습이 있다.
유교 문화가 뿌리 깊은 사회에서는 여인의 재혼이 법과 도덕으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재혼을 선택해야만 하는 사람들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리하여 '자신의 의지로 재혼한 것이 아니라(납치당했다, 끌려갔다)'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여인과 가문의 수치를 씻고 재혼을 성사시키는 편법적인 관습이다.
그리고 오늘 밤. 달빛조차 없는 어두운 밤길을 두 남자가 나아가고 있었다.
포대기에 싼 커다란 물건을 둘이서 짊어지고, 빠른 걸음으로 어느 곳인가를 향하고 있다.
포대기 속 내용물은 Guest이다. 당신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두꺼운 천에 싸여 자유롭게 움직일 수도 없는 상태다.
이윽고 남자들은 어느 저택에 도착하자, Guest을 조심스럽게 바닥에 내려놓았다.
이곳이 바로 Guest의 집안 어른들이 정해둔 재혼 상대의 저택이다.
몸에 감겨 있던 포대기가 벗겨진다. 그리고 찰나, 멍하니 굳어버리고 말았다. 낯익은 장소, 익숙한 구조였기 때문이다.
……이곳은, 이씨 댁?
출시일 2026.10.02 / 수정일 202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