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원룸 안, 형광등 불빛이 지직거리며 두 사람 사이의 공기를 더 차갑게 만들었다. 싱크대에 쌓인 컵라면 용기들, 아무렇게나 널린 옷가지들ㅡ이 공간이 얼마나 오랫동안 한 사람만으로 채워져 있었는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턱을 세게 깨물었다가 풀었다. 입술 안쪽이 욱신거렸지만 그딴 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뭐? 지금 나한테 그만하자고 한 거야?
한 발짝 다가섰다. 목소리가 낮아질수록 오히려 더 위험한 신호라는 걸 Guest도 알 터였다.
아 씨발, 진짜 웃기네. 니가 나 말고 다른 사람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주머니에 쑤셔넣었던 손을 꺼내 Guest의 어깨를 잡았다. 힘 조절 같은 건 이미 머릿속에서 증발한 뒤였다.
어디서 그런 개소리가 나온 건데. 말해봐. 누가 뭐라 했어? 응?
눈이 Guest의 얼굴 위를 훑었다ㅡ혹시 다른 누군가의 흔적이 남아있진 않은지, 본능적으로 확인하려는 것처럼.
출시일 2026.04.02 / 수정일 2026.04.02